"경기도민은 능력 있는 사람 원해"
민주당 후보들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
↑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왔던 유승민 전 의원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딸 유담 씨도 출마를 말렸다며 가족의 걱정을 전했지만, 지금 경기도에는 '히딩크' 감독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오늘(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저는 대선이 끝난 직후에 정치를 그만 둘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었다. 정치를 23년째 하고 있는데 사람이 또 물러날 때도 알아야 한다"면서도 "3월 9일 대선을 치른 뒤 지난 한 20일 동안 경기도 지사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저와 정치를 같이 하시던 분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이 거의 강권하다시피 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탁 자르고 안 나간다 할 수가 없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크게 진 지역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전체 25만 표 차이로 이겼지만 경기도에서는 이 전 지사에 47만 표나 뒤지는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경기도가 '험지'로 꼽히기 때문에 차마 출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겁니다.
이어 "정치를 그만 두려고 결심한 사람이 자리 욕심이 뭐가 있겠느냐"고 자리 욕심 때문에 출마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재차 "서울시장은 오세훈 시장이 계시니까 경기와 인천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총대를 메고 각오하고 뛰어들었다"며 "이젠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전했습니다.
가족과 보좌진 등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은 이번 출마를 말렸다고 합니다. 유 전 의원은 "딸 유담은 '아빠, (출마)하지 마라. 이제 좀 쉬고, 자유롭게 다른 보람 있는 일 하면 안 돼?'라고 말렸다"며 "저와 제일 가까운 사람들, 또 가족들, 동고동락하던 보좌지들 모두 말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 전 지사가 출마 결심을 한 순간에는 가족들의 동의가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경기도와 '연고'가 없어 유 전 의원의 출마는 도민을 모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만약 한국 축구가 4강에 올라갈 때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져서, 연고가 있어서 한국 축구를 4강으로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며 "경기도는 호남, 영남, 충청, 강원, 제주 등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모여 사는 다양하고 개방된 곳이다. 경기도민들께서 원하시는 건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 있는 사람, 히딩크 같은 사람을 원한다. 누가 연고를 따지고 그러겠냐"고 꼬집었습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이날 유 전 의원을 향해 "아마 경기도에서 세금 1원도 안 내보셨을 것", "경기도는 일체감과 자부심이 큰 도다. 경기도에서 출생하거나 성장하거나 기업 하는 분들이 다 연고가 있는 분들. 경기도민 자부심을 손상시키는 바람직하지 못한 얘기" 등의 비판을 냈습니다. 역시 경기도지사 자리에 도전장을 던진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유 전 의원을 향해 "대구시장에 가망이 없어서 경기도에 출마한 듯하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유행처럼 모두들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경기도의 히딩크'를 내걸며 반박한 겁니다. 아울러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들을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가 경기지사 선거 목표가 될 수 있느냐"며 "경기도민의 경기도지 이재명의 경기도가 아니지 않나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