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법과 제도 안 되어 있으면 떼법에 의존하는 수밖에"
↑ (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나경원 전 의원 / 사진=연합뉴스 |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지하철 시위에 나선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나경원 전 의원이 쓴소리를 하고 나섰습니다.
진 전 교수는 CBS라디오 '한판승부' 31일 방송에서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젊은피라는 분들의 인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또 "본인들이 뭐가 문제인지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 이 대표는 '내가 (장애인을) 혐오하냐, 시위방식이 적절했느냐'만을 따지는데 문제의 본질은 장애인 이동권"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들 이준석 대표를 옹호하고 있는데 이건 당선인에게도, 당선인의 인식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일"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의 인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준석 대표가 자전거 말고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을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상계동(이 대표의 자택이 있는 곳)에서 여의도까지 1~2번만 출퇴근 해 보면 '이래서 장애인들이 지하철 시위에 나서는 구나'를 금방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나 전 의원은 "전장연이 굉장히 정치 편향적이고 누가 서울시장이냐, 누가 대통령이냐에 따라서 시위 방식이나 강도가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준석 대표처럼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지적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사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고령층이 늘어나면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된다"면서 "이런 면에서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이런 이동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예산에서 하겠다'라고 기계적인 답변을 하는 게 있다"면서 "이건 결국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의 문제다. 그런 인식에 대해 지적 안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제가 이 대표를 비판하면 괜히 옛날에 전당대회에서 졌다고 저러나 하는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웬만하면 비판 안 하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28일 SNS를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다운증후군 딸)를 키우면서 수없이 좌절하고, 현실에 부딪히면서 느꼈던 것은 바로 법과 제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떼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지하철에 100%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위한다는 것을 조롱하거나 떼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 대표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전장연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이준석 대표는 전장연이 인수위를 만난 후 발표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을 당분간 멈추겠다는 입장을 비난 여론 압박과 자신의 발언으로 인한 승리라며 페이스북에서 자찬했다"며 이 대표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