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안철수 만나 호소 "여성 목소리 반영 필요"

↑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여성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참석 여성단체 대표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반발해온 여성단체들이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만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효율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안 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6개 여성단체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가부가 2001년 생긴 이래 참 많은 역할을 해왔다. 시대도 변하고 역할도 변하는 게 정부 조직"이라며 "인수위의 역할은 항상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정부 조직이) 그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르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점검하는 것이다. 오늘 여성단체 대표분들을 만나서 어떻게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고견을 듣고자 면담을 청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추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문정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구조적 성차별은 엄연한 현실이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한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은 필요하다"며 "성평등을 담당할 독립부처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분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중앙부회장도 "여가부 폐지를 보면 여성단체 입장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면 찬성한다"며 "앞으로 더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고, 다른 여성단체들의 문의가 많이 오기 때문에 저희도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영희 YWCA연합회장도 "올해가 한국YWCA의 창립 100주년으로 여성 운동이 100년이 되는 해인데, 이런 때에 여성운동을 함께 이끌어가야 할 여가부 폐지를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놓아 답답함이 크다"며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 25일 여가부 업무 보고를 30분 만에 마무리하면서 여가부 폐지 의사를 재확인한 바 있다. 임이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업무보고 직후 브리핑을 통해 "여가부의 발전적 개편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청취했다. 향후 사회문화복지분과에서는 여성단체와 간담회 등 소통기회를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위해 폭넓게 활동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여가부 공약 실현 방안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위는 다음달 4일까지 국정과제 의제 초안을 만들고, 5월 초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가부 개편의 경우에는 부처 자체를 아예 폐지하는 대신 명칭에서 여성을 빼고 가족·인구 감소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부처로 확대 개편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