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준석, 정치인의 성품 부족…'여성'아닌 '약자 편'에 설 것"

“여가부 폐지 동의할 수 없어”
“국민 우려 알고 있다…조금 더 지켜봐 달라”

↑ (왼쪽부터)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정치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조금 부족하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장이 이 대표 대항마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정치권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지방선거에서 젠더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박 위원장은 오늘(2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 대표를 배제하는 언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나름의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제가 어떤 평가를 하는 게 좀 조심스럽다”면서도 “‘여성은 어젠다 형성을 못한다’ 등의 발언들을 봤을 때 자신이 겪지 못한 일이라고 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하는 그런 생각이 정치인이 가질 자질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물론 정치인에게 있어 여러 덕목들이 요구가 되겠지만 그게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 학벌로만 집중이 되는 느낌을 받아서 되게 안타깝다”며 “제가 이 안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정치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품이라고 생각을 한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그런 태도가 더 중요시돼야 한다고 보는데 그게 아무래도 이준석 당대표에게는 조금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인은 정말 국민 앞에서 슈퍼 을(乙)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며 “왜 정치인들은 갑(甲)처럼 선거 전에는 을이지만 선거가 끝나면 왜 저렇게 슈퍼 갑이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좀 많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여러 오해를 받고 있지만 제가 하는 말의 힘이 어떻게 와전될까 하는 걱정이 있어 꾹꾹 눌러 담는 상황”이라며 “저는 적어도 제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올바른 세상을 위해서,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안에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할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그거는 제가 결정을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지금에 충실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선 과정에서 젠더이슈가 부각되며 남녀가 서로를 배척한다는 우려에 대해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쟤는 그냥 여성의 편 아니냐’라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저는 약자의 편”이라며 “사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졌지 혐오를 조장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이 안에 들어온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려하시는 부분들은 알겠지만 앞으로의 제 활동을 조금 더 믿고 지켜봐 주시면 ‘아니었구나, 기우였구나’ 이렇게 좀 생각을 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 측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공약을 했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추진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은 아니다”라며 “당연히 여러 논의 과정을 통해서 처리를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정부 부처를 아예 폐지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당이나 또 저나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문제”라며 “계속해서 논의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많은 분들께서 저를 굉장히 여성, 젠더로만 가두려고 하는데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앉은 만큼 민생 현안 등 입법 과제들도 분명히 챙겨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청와대 집무실 이전’ 논의가 모든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코로나19로 피해받은 이런 소상공인 분들, 강원 울진 이런 화재 현장에서 피해를 입으신 그런 이재민 분들에게 어떤 국가적인 보상을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