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는 참 행복한 사람"…발언 중 30대 남성 소주병 투척 소동

박근혜, 대구 사저 도착
“많이 부족했지만, 따뜻이 맞아주셔서 감사”
“제가 이루지 못한 꿈, 또 다른 이들의 몫”
“대한민국 발전 위해 작은 힘 보탤 것”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24일)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6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모습을 드러낸 후 한 어린이가 건넨 꽃다발을 받은 뒤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의 시간은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며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인사했습니다. 이어 “사면이 결정된 후에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한참 벌이고 있을 때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다’고 했다. 처음에는 시골이니까 공기가 좋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말은 이곳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였다”며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며 대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아울러 “이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가겠다”며 “코로나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은 이 시기에 여러분들 건강 각별히 잘 챙기시고 또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다. 감사하다”며 말을 줄였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가 시작한 지 1분쯤 뒤 한 참석자가 소주병을 던져 행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이 서 있던 쪽과 5~10m가량 벗어난 곳에 떨어졌습니다.

경호원들은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을 엄호했고, 대구 경찰은 소주병을 던진 30대 남성 A 씨를 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