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법무부 업무 보고 유예 통보
박범계 "드릴 말씀 없다"고 말 아껴
![]() |
↑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인수위의 법무부 업무보고 유예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한국은행 총재 임명 등 각종 사안에서 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을 두고 갈등이 표출됐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히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오늘(24일)로 예정된 법무부 업무 보고 일정을 미룬다고 통보했습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들은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오전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무부 업무 보고 유예 통지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40여일 후 퇴임할 장관이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발끈했습니다.
인수위원들은 "검찰청법 제 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인수위 사무실 앞 간이 기자실에서 "조금 전 저희들 발표를 보셨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장관이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국민을 위해 정권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 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법무부 보고 유예 통지 결정 시점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어제 박 장관이 말한 직후부터 내부 논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 |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에서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앞서 박 장관은 전날(2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책임행정 원리에 입각해 있다"며 "아직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인수위가 '업무 보고 퇴짜'로 응수한 겁니다.
박 장관은 오늘 출근길에 '(업무 보고가) 취소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변수가 있는 것 같다"며 "그쪽(인수위)에 알아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인수위원들은 "업무 보고 연기는 전적으로 인수위원들이 협의해 결정된 것이다. 윤 당선인 의중과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일정을 조정해 다음 주 화요일(29일) 전에 법무부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