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과 문재인 대통령측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자 쪽의 의견을 들어 인선했다"고 밝혔지만 윤 당선자 측은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당선인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인선 발표 10분 전에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 발표하겠다고 하기에 (어이없어) 웃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윤 당선인 측이) 자꾸 거짓말하면 다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양측이 진실 공방까지 벌어고 있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양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임기 말 인사권 행사를 놓고 갈등을 빚었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 정면 충돌했다. 신·구 권력간의 갈등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불안하고 답답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정세는 요동치고 북한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 양측이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벌일 때인지 묻고 싶다. 신·구 권력의 충돌은 국론 분열과 안보 공백을 키울 뿐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갈등 해결의 출발점은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회동이다. 대선이 끝난 지 2주가 지났는데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러다가 정권 인수인계까지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차는 극명하다. 양측 이견이 크지만 이럴 때일수록 만나야 한다.
첫 단추는 윤 당선인이 끼워야 한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윤 당선인의 리더십 훼손과 정권 초기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자신감과 조급함을 내려놓고 다시 회동을 요청하고, 문 대통령은 최대한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윤 당선인은 대선 직후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많이 가르쳐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도 원활한 인계를 약속했다. 새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러나는 대통
[윤상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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