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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왼), 문재인 대통령(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역겹다"고 표현하는 등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사이 험한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해당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당선인 직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소속 김 전 본부장은 22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청와대를 향한 격앙된 표현과 관련해서 비판이 나왔는데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질문을 받고 "(청와대가) 발목 잡는 느낌이 들어서 솔직한 표현을 한 것"이라면서도 "과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앞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않다가 갑자기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안보를 운운하는 자체가 굉장히 역겹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안보 공백이 있다고 하는데 합참은 이전하지 않는다. 그대로 그 위치에서 현재의 대비 태세를 유지한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역겹다'는 표현이 다소 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곧바로 사과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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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청와대관에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 체험관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다만 문재인 정부가 언급한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 5년 간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40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도발이라고 한 번도 말하지 못했다"며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에 국민 혈세 700억 원이 들어갔는데, 한순간 무너져 내려도 입도 뻥긋 못했다. 9·19 군사합의 가지고 우리 군의 손발을 다 묶었다. 국가 안보에 대한 기반을 뿌리째 흔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안보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는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국민의힘 내부 목소리도 김 전 본부장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남북 대화에 목매고 미상 발사체 운운하던 문재인 정권이 안보를 내세우는 건 난센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진짜 안보 공백이 우려되면 태클 걸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협조하면 된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 비용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는 총 비용이 491억 원인 것"이라며 "국방부가 합참으로 이전하는 비용,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비용 그리고 한남동 육군총장 관저 리모델링하는 비용 이 3가지가 핵심이다. 이 액수가 바로 491억 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합참 이전 비용 1200억 원'이라는 입장에 대해서는 "이후에 합참 청사를 추가로 짓는다든지 추가 시설을 짓고 하는 것은 우리가 정권을 인수 받고 나서 그 이후에 해야 되기 때문에 나중에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예산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에서는 2012년도 합참이 처음 설치될 때 비용을 기준으로 해서 2200억 원이라고 한다"며 해당 비용은 최첨단 C4I시스템과 핵 EMP방어시스템 설치 비용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많이 책정됐었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그런데 (합참이) 남태령으로 가게 되면 C4I시스템이나 핵 방호시설이 필요 없게 된다. 건물만 짓게 되기 때문에 1000억 원 내외로 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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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입장 변화가 없더라도 5월 10일 0시에서는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겠다고 밝히며, 취임 이후 약 50일 간은 통의동 집무실로 출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