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과거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의 21일 도시락 오찬 회동을 계기로 전경련이 위상을 되찾을 수 있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홀대를 받았지만 이날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전경련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명실 공히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였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주도해 1961년 설립된 단체가 전경련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과 만날 때 재계의 맏형 노릇을 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줄줄이 탈퇴했다. 한국의 간판급 대기업들이 떠난 빈자리는 컸다. 전경련 수입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기업 대표의 위상을 상실한 충격이 컸다. 문재인 정부는 전경련을 패싱하고 대한상공회의소를 기업과 소통하는 정식 창구로 활용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의 경제사절단에서도 전경련은 제외됐다.
생사 고비를 맞은 위기 속에서 전경련은 운영 전략을 다시 짜야 했다.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기업 활동을 막는 규제 등 반기업 정책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대선 이후에는 윤석열 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며 위상 회복에 힘을 쓰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정책 제안을 적극 전달하는 한편 정체성을 일신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이 예전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4대 그룹이 복귀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4대 그룹이 다시 전경련에 가입하는 것엔 여전히 부담이 크다. 기업 평판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경련이 정경유착 이미지는 벗었지만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고객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있는 4대 그룹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재계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수장이 최태원 SK 회장이라는 것도 걸림돌이다.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내도 충분한데 굳이 전경련에 복귀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갖을 수 있다.
전경련이 위상을 회복하려면 이런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한다. 대한상의 등 다른 경제단체와 차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 이익을 대변할 뿐 아니라 한국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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