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尹 국정운영에 개별 의사표현 말라"…탁현민에 '공개 경고'

文, 탁현민 SNS 다음 날 靑 참모들에
“공약·정책 등 개인적 의견 언급 말라”

↑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18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전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추진을 비판하자 공개적인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SNS나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앞서 탁 비서관은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이를 비판하는 글 3개를 순차적으로 올렸습니다.

우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청와대 구조에 대해 “국민보다는 대통령에 더 집중하는 구조”라며 “비서동에서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올라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된다”고 언급하자 탁 비서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것입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광화문 시대’ 공약을 철회한 것을 언급하며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힐난했습니다.

아울러 탁 비서관은 허 대변인의 ‘“국민의 것인 청와대를 ‘우리’의 것인 양 구분 짓는다”는 논평 대목에 대해 “임기 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 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세요”라고 맞받아쳤습니다.

한편, 현재 탁 비서관의 페이스북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 사이의 거리를 지적한 글만 남아있을 뿐 나머지 두 글은 삭제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