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패자…윤 비대위 역할 남겨야”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
↑ (왼쪽부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 /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 등판론’을 띄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대선 당시 호남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패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 상임고문의 등장을 만류하면서도 “격전을 치르고 돌아와 갑옷을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이 상임고문이 3·9 대선에서 진 패장이지만 민주당 후보로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조기 등판’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습니다. 또한 이 상임고문이 대선 후 패배에 대해 사과하며 쓴 짧은 글에는 그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댓글이 수천 개씩 달리며 당 안팎으로 기대가 높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전 지사는 이 같은 목소리에 침묵하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강 전 수석은 16일 TBS 교통방송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이 고문의 조기 등판론, 이낙연 전 대표 지방선거 등판론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두 분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건 좀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어떻든 패자들인데 패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지난 10일 지도부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데 대해 “지금 윤호중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해 새로운 지도부의 역할로 남겨둬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상임고문의 향후 행보에 대해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낙선한 문재인 후보가 어떤 걸음을 걸었는가 좀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이 고문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건가는 더 차분하게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조 위원은 오늘(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상임고문을 “1,600만 표를 얻은 우리 당 제1의 자산”이라고 추켜세우며 “이재명이 뭘 어떻게 할지는 이재명한테 맡겨야지, 지금 다시 나가서 어떻게 하라는 건 온당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상임고문의 비대위원장 등판 요구에 “격전을 치르고 돌아와 갑옷을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이라며 “당을 위해서도, 이재명을 위해서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위원은 윤 비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는 “윤 위원장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어 고사했는데, (비대위원장이) 당무와 선거를 제대로 알아야 해서 맡았다고 한다”며 “거의 독배를 마신 걸로 억울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물러난
아울러 비대위원장 임기는 당헌당규에 2달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8월까지 연장하기 위해선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의결을 받아야 한다. 오는 25일 전에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