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MB 호흡 질환 악화, 결자해지"…김두관 "文에 짐 지우는 것"

김경수 등 ‘패키지 사면’ 언급에
조해진 “정치적 거래, 사면 취지 훼손”
김두관 “김경수랑 묶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오늘(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회동이 무산된 가운데, 정치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사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퇴임 전 (사면) 부분을 스스로 풀고 가시는 게 정치적 부담을 더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러나는 대통령에 대한 짐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해진 “文 퇴임 전 해결하고 가야”

↑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조 의원은 이날 다수의 라디오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 두 분이나 수감시켜둔다는 것은 역대 대통령의 불행사도 있지만 우리 헌정사에 큰 상처이고 국민통합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작년 초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을 거론했었고 문 대통령도 그런 고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못하고 있다가 선거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만 일단 부른 상태로 반쪽 해결이 된 것”이라며 “퇴임 전에 다 해결하고 가시는 게 결자해지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안 좋다. 젊은 사람도 수감생활 그 정도로 하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몸이 피폐해진다”며 “원래 호흡기 질환이 어릴 때부터 평생을 앓아온 병이 있다. 그게 수감하면서 악화되고 위험한 상황으로 가면서 잠시 나와서 치료받고 들어가고 하시는데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전 대통령 사면과 함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사면하는 ‘패키지 사면’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서로 엮어서 이야기하는 건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사면하더라도 정치적 거래로 보이면 그건 사면 취지의 훼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첫 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사면 이견에 대한) 소지일 수 있다”며 “사전에 이런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조율이 이뤄져야지 서로 얼굴 붉히고 돌아서면 서로가 아주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김두관 “尹 사면 건의, 매우 부적절”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당선인을 향해 “상대 당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이런 (사면)부분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 사면하고 싶으면 본인이 취임한 이후에 하면 되는데 어떻게 보면 물러나는 대통령에 대한 짐을 지우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재벌 사면이라든지 또 전직 대통령을 지내신 분들이 정치적으로 사면되는 것에 대해 허탈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께서 다수가 동의를 했지만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신분으로 사실은 말 그대로 국기를 흔든 범죄이기 때문에 이점은 국민들이 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패키지 사면’ 논의에 대해선 “전체적 타협 형태로 김 전 지사를 묶어서 사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렇게 정략적으로 사면권을 행사했을 때 오는 여러 가지 비판과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어떻게 고민하실지 좀 두고 보고 싶다”며 “김 전 지사의 사면 문제를 같이 묶어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무산되자 청와대 측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 측은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비중 있게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실무 협의에서 양측의 견해차로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