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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민주당은 'n번방' 사건을 파헤친 박지현 활동가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선대위에서 보여준 '쇄신'을 부각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의견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6월 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 구상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젊고 참신한 인재를 중심으로 비대위 인선을 꾸렸다. 총 8명의 비대위원 중 4명이 2030세대인 만큼 인선이 한층 젊어졌다.
특히 지난 선대위에서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을 역임해 강한 인상을 준 박지현 활동가는 20대로 비대위에서 가장 어리지만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박 위원장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 "새로운 사람이 책임자가 된 만큼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며 당의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성폭력, 권력형 성범죄 무관용 원칙 ▲여성·청년 공천 확대 ▲정치권의 온정주의 파타를 기치로 내걸었다.
박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힘없는 약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될 수 없으며 다가올 지방선거 공천 기준에도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또 "여전히 절대다수가 기성세대인 정치에서 여성과 청년, 청소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을 수 없다"며 "공천 시스템에도 다양성과 기회의 폭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여전히 남아있는 학연, 지연, 혈연과 온정주의로 보편적 원칙과 사회적 규범에 위배된 정치인을 감싸는 사람들이 여전히 당내에 남아있다"며 "잘못 했음에도 감싸고 팔이 안으로 굽으며 옳은 소리 못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닐 것을 깨닫고 뼈아프게 반성하며 바꿔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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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20대 대선 직후부터 민주당 온라인 입당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10~11일 이틀 동안 온라인 입당자는 1만1000여 명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신규 입당자의 80%가 여성이고, 2030여성이 절반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첫 회의에서 "요 며칠 2030 청년은 물론이고 전 연령에서 10만명 가까운 분들이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며 회초리를 들고 우리 당에 입당해줬다"고 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밉지만 그래도 민주당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준 2030 청년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차별과 혐오를 넘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청년 여러분의 뜨거운 분노를 새롭게 변화하는 민주당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가올 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여럿 남았다.
당내에선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가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등판론'을 주장하며 "윤 위원장은 물러가고, 이재명 후보는 어떤 형태로든 지방선거에 나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수진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들에게조차도 의견 한 번 제대로 묻지 않고 개혁과제 미완수에 총체적 책임이 있는 윤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삼았다"며 비판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도 "과연 제대로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지적했다.
이에 홍서윤 민주당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내부에서도 그렇고 당원들도 많은 목소리를 내고 계신데, 쇄신을 위해서는 진통 과정을 겪어야 한다. 모든 변화하려면 진통과 숙고가 따르는 법"이라며 "이런 갈등들이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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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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