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피란민 중 상당수는 10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입니다.
어른도 이해할 수 없는 전쟁의 냉혹한 현실, 아이들에겐 너무도 가혹하죠.
강영호 기자가 루마니아 현지에서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하루에 루마니아 국경검문소 앞으로 지나는 피란민은 5천 명 안팎입니다.
멀고도 험한 피란길을 뚫고 온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특히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강영호 / 기자 (루마니아 시레트)
- "전쟁의 포화와 매서운 추위를 뚫고 국경을 넘어온 피란민 중 이처럼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아이들이 상당수입니다."
검문소 앞에서 나눠주는 사탕과 인형을 받아든 아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 인터뷰 : 쏘냐 / 우크라이나 피란민
- "몇 살이야? 손가락으로 보여줄 수 있니?"
= "7살이에요."
하지만, 전쟁의 기억은 어린 아이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았습니다.
11살 소녀 다샤는 집에서 미처 데려오지 못한 고양이가 마음에 걸려 말을 잇지 못합니다.
▶ 인터뷰 : 다샤 / 우크라이나 피란민
- "집에 키우던 고양이가 있는데, 폭격을 당해 변을 당하지 않았을까 걱정돼요."
폭격을 피해 대피소에서 견딘 일주일 가까운 시간은 4살 소녀 니콜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 인터뷰 : 니콜 / 우크라이나 피란민
- "집에 두고 온 인형들이랑 놀고 싶고, 댄스학원에도 다시 가고 싶어요."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후 피란길에 오른 어린이는 약 100만 명으로, 이 가운데 적어도 3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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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