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강경파에 끌려가면 망하게 돼 있다"
이상민 "재보궐 때 호된 꾸지람…관습 탈피 어려워"
유창선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성찰 필요"
박동원 "촛불·탄핵, 국가 본령 세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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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 = 국민의힘 |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오늘(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에 승리하면서 보수정당의 대통령 당선인이 됐습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13년 여주지청장 재임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에 임명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첫 해였습니다. 수뇌부 반대를 뿌리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검찰 인사에서 한직으로 좌천됐습니다.
같은 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상부의 외압을 폭로하며 남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라는 발언은 여러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윤 당선인은 특검 수사팀장으로 전격 합류하게 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습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마저 수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습니다. 보수 정권의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것입니다.
2019년에는 검찰 사상 유례가 없는 새역사를 쓰면서 검찰총장에 임명됐습니다. 3년이 흐른 지금은 자신이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정당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입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원인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어느 정치 세력이든 원리주의 강경파에 끌려가면 망하게 돼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자유한국당 시절 그런 세력들한테 끌려가 장외투쟁만 하고 단식해서 연속 패배하지 않았냐"며 "민주당이 강경 세력에 이끌려서 공천 안 한다고 한 것도 다 하고, 위성정당 만들고"라고 말했습니다.
5선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유 전 사무총장의 진단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면서 "4·7 재보궐선거 때 국민의 호된 꾸지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탈피하는 노력을 했어야 되는데 그 관습을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성찰은 필요하다"면서 "윤석열은 왜 유권자의 지지를 이 정도 밖에 못얻었을까를 돌아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불과 5년이 되지 않아 정권을 내놓게 된 자신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돌아볼 일"이라면서 "민주당은 한 번은 무너지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촛불과 탄핵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면서 "야당이 와해돼 정권을 계속 가져갈 것으로 생각하면서 오만해졌다"고 했습니다.
이어 "촛불과 탄핵의 의미는 권력이 국가 시스템이나 프로세스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