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화문-윤석열 부산서 투표…김혜경·김건희는 '따로'

이재명, '촛불 민심' 상징 광화문서 투표
윤석열, '스윙 보터' PK 표심 잡겠단 전략
배우자 리스크 우려에 부인들은 따로 투표

↑ 4일 사전투표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공동취재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오늘(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광화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산에서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간 후보들의 배우자들도 함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번 대선 이슈 중 하나인 '배우자 리스크'를 고려한 것인지 투표소에는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가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국민과 함께 승리"

↑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이곳을 선택한 건 '촛불 민심의 상징' 광화문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색 양복을 입고 한 표를 행사한 이 후보는 이후 취재진을 만나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이셨던 수많은 국민을 생각했다"며 "시청 일대는 서울에서 직장인들이 많은 곳 중 하나로, 청년들과 직장인들의 사전투표를 독려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대선의 선택 기준은 경제 위기 극복, 평화, 통합"이라며 "최근 정치 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정치 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 교체 이념과 진영 뛰어넘는 실용적 국민 통합정부를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해가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승리는 언제나 국민의 몫"이라며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통합, 경제, 평화의 길을 확고하게 열어가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새로운 희망 위해 사전투표 반드시 해야"

↑ 4일 부산 남구청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공동취재

윤 후보는 이날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연분홍색 넥타이를 맨 윤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국민 여러분께서 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늘 일정이 부산 쪽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대연동에 있는 남구청 투표소는 제가 20여년 전에 (검사 시절) 부산에 근무할 때 살던 동네여서 감회가 새롭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때 '보수 텃밭'이었던 부산·경남(PK)이 최근 '스윙 보터'로 선회하자 이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해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윤 후보는 "오늘 차 타고 오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딱 1년 되는 날"이라며 "그날 마지막에 대검찰청 정문을 나오면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대선을 닷새 남겨 놓은 이 시점에 대선 후보로서 유엔묘지를 방문해 생각해보니 바로 작년 오늘이 떠오른다"라고 전했습니다.

'각종 논란' 김혜경-김건희, 사전투표 동행 안 해

↑ (왼쪽부터)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연합뉴스

두 후보의 사전투표에 배우자들은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두 후보 배우자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여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경우 그동안의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법인 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김혜경 씨의 사전투표 일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비공개로 사전투표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허위 경력 논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또한 집 근처인 서울 서초구 주민센터에서 경호원, 대변인 등과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김건희 씨는 취재진을 향해 "고생 많으시다"는 짧은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는 오늘부터 내일(5일)까지 이틀간 진행됩니다. 유권자들은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기타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첩부된 신분증을 제시하면 오전 6시~오후 6시 사이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곳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