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 윤석열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李 "글쎄요" 沈 "놀랍다"

대선후보 ‘사회 분야’ 3차 법정 TV토론
尹 ‘페미니즘, 남녀 교제에 영향’ 발언 공방
이재명 “페미니즘은 성차별 시정운동”
윤석열 “여성 인권 무참히 짓밟으신 분이”

↑ (왼쪽부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페미니즘’ 관련 인식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저출생 등 인구 절벽 대응 방안에 대해 입장 밝히던 중 ‘페미니즘’이 거론된 것입니다.

이 후보는 오늘(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저출생 얘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교제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윤 후보가 말하는 페미니즘은 뭐고, 페미니즘이 남녀가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 윤 후보가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글쎄요”라며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후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것을 다시 제가 정리해드리겠다”며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또한 “윤 후보가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이라고 했는데,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윤 후보는 과거 이 후보가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맡은 사실을 언급하며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 운운하신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후보는 “조카가 여자친구와 그 어머니를 37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의 변호사를 맡아서 심신미약이라고 하고 하셨다. 또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 살해한 흉악범도 심신미약으로 변호하셨다”며 “이런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신다면 과연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그런 나라가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단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측면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제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며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니 분리해서 말씀해 달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후보는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