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외교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가 이룰 수 있어"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3.1절 기념사에 나선 문 대통령은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일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와 기후, 공급망 위기 등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 대응을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5년 간 주장해던 이른바 '투트랙' 기조를 임기 마지막인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도 재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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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강해지기 위해 한반도 평화 필요"...대화 의지 표명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남북 대화 의지도 다시 천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며 "(남북)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라고 확신했습니다.
이어 1945년 3.1독립운동 이후 11월 고국으로 돌아온 임정 요인들이 분단을 막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상기시키며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기조를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가길 희망하는 대목으로도 해석됩니다.
■ 우크라이나 사태 우회적 언급..."신냉전 우려 커져"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우회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 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며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비롯한 숱한 국난도 위기 속에서 더욱 단합하는 국민들의 힘으로 헤쳐 올 수 있었다"라며 "부산과 마산에서, 5월 광주에서, 6월의 광장과 촛불혁명까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도 평범한 국민들의 힘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역시 국민의 힘으로 탄생했다"며 "국민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임기가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은?
올해 3.1절 기념식이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은 정부 탄생에서부터 활동이 담긴 사료 등을 종합적으로 전시한 곳으로, 오늘 공식 개관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안산 자락의 옛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연면적 9703㎡ 규모의 지
일제 강점기에 많은 독립운동가가 투옥돼 고문을 당했던 서대문형무소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입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 환국일(11월 23일)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지연되면서 오늘 개관하게 됐습니다.
[ 송주영 기자 ngo9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