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이 임박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 조작 주장 등을 제기하는 유튜버·정치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섰다. 선거 기간 내내 지속적인 '당일투표' 등을 주장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고발 검토대상에 포함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투표율 제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근거없는 의혹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법적 판단을 미뤄온 사법부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29일 선관위에 따르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오는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와 관련해 '조작' 주장 등을 한 유튜버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고 중앙선관위 서버를 해킹하도록 선동한 혐의가 있는 A씨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A씨는 선관위에서 임시사무소를 설치해 사전투표를 위한 전산 조작과 실물 위조 투표지 제작 장소로 활용할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공직선거법 제 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 등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 주요 일간지에 실린 당일투표 독려 광고 |
선관위는 또 "A씨는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중앙선관위 서버를 해킹해보라고 주장하는 등 선거 범죄를 선동하여 공직선거법 제 259조(선거 범죄 선동죄) 등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일부 정치인에 대해서도 고발을 검토 중이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주도하는 일부 단체들은 최근 '사전투표는 조작 가능성이 있어 3월9일 대선 당일 투표를 하자'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 때까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고, 총선이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마무리되자 낙선자인 민경욱 전 의원 등과 함께 앞장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관위가 검찰 고발이라는 강공책을 꺼내든 것이다. 선관위는 다른 유튜브 채널도 추가로 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번 대선에선 여·야 후보 모두 "사전투표를 꼭 해달라"며 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 여전히 선거조작 의혹을 제기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더러 코로나 상황에서 투표율 제고가 꼭 필요하다고 여·야 모두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4·15 총선 이후 2년이 다 돼가지만 사법부가 명확한 판단을 통해 의혹해소를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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