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크라 침공 틈타 '틈새 도발'…"북미 관계 더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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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발사체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북한이 오늘(2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쏘며 도발에 나선 가운데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재개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을 이용해 오늘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이미 1월 중 7차례나 미사일 발사에 나섰고, 2월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고려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면서 "북한은 3월 9일 대선 전까지 앞으로 한두 차례 더 미사일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고려할 사항 5가지를 우선순위별로 추정했습니다. ▲ 북한의 국내정치 일정(4월 15일 김일성의 110회 출생일) ▲ 북한의 5개년 국방력 발전 계획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미러 갈등 격화 ▲ 미중관계 ▲ 한국 대선 등입니다. 한국 대선이 우선순위에서 가장 뒷전인 이유로 "향후 한국 대선에서 진보적인 성향의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군비증강이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한국 대선이 핵심적인 고려사항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그들에 대해 강경한 보수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주로 단중거리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다가 3월 9일 대선 이후 4월 15일 김일성 출생일까지의 약 한 달 동안 지난 1월처럼 집중적으로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4월 중순까지 예상되는 북한의 군사행동으로 ▲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검수사격시험 ▲ 화성-17형 ICBM의 시험발사 ▲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인공위성 로켓 발사 ▲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북극성-4형, 북극성-5형)의 시험발사 ▲ 4월 15일 대규모 열병식 개최 등을 꼽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관계는 더욱 악화하고 남북 대화 재개도 단기간 내에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목적이 "고각도 발사로 서울 수도권 중심부 타격과 EMP탄과 같은 공중 핵폭발 능력 확보가 목표"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성주에 배치된 미군 사드로는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다며 "미사일 발사 위치를 북쪽으로 수십km만 옮겨도 바로 청와대 등 서울 중심부가 북한 고각 미사일 타격권에 들어간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주장대로 사드 추가배치와 같은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발사를 통해 김정은이 지난 1월 19일 언급한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검토 지시가 단순히 지금까지 북한이 해온 지하핵실험이나 ICBM 발사 '복귀'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명백해졌다"면서 "여러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이 지난 1월 27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이 공중 폭파능력 확보에 맞추어져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이 새로운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해 있다면 한국에서 대선이 한창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에 유럽에 가 있고 중국에서 올림픽 잔치가 끝난 지금이 최적기"라며 "북한은 앞으로도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아침 7시 52분쯤 평양시 순안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약 620km로 탐지됐습니다.
류성엽 2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