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밍', '윤집', '안플릭스', '심상정.com' 플랫폼 선보여
"20·30세대가 대선 키 쥐고 있는 만큼 지지 호소하는 것"
![]() |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재밍',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윤집',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안플릭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심상정.com' / 사진 = 공식홈페이지 |
제20대 대선 후보들이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최신 트렌드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표심을 잡고자 메타버스나 온라인 게임 등을 활용한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들은 각각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해 젊은 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MZ세대에 해당하는 40대 미만 유권자가 전체 선거 인구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재명 후보는 '재명이네 마을'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의 이름과 유사한 발음인 '재미'와 현재진행형을 뜻하는 'ing'를 결합한 정치 영상 플랫폼 '재밍'을 선보였습니다. '재밍'에서는 250여 개의 영상과 2개의 게임 등이 제공됩니다. 이 외에도 이 후보는 이재명 펀드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성격 유형 테스트를 모방한 'JMBTI', 인기 드라마를 참고한 '고등어게임' 등을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라이프스타일 앱인 '오늘의집'을 패러디한 '윤집'을 내세워 공식 홈페이지로 활용 중입니다. 윤 후보는 청년 공약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하고, 인기 공약을 담은 영상·카드뉴스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국 유세차 앱 '유세의힘'을 공개해 윤 후보의 연설 영상이나 실시간 유세차 경로 및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전화를 걸면 윤 후보가 나오는 '보이는 V컬러링'도 선보였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심상정.com'이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심 후보는 정책 공약을 설명하거나 후보 유세 일정 등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MZ세대를 겨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심파라치'를 만들어 힙합 패러디 영상 등을 올리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공간 '폴리버스 캠프'를 공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안 후보의 이름과 넷플릭스를 결합한 '안플릭스'를 공식 홈페이지로 선보여 청년 공약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결합한 '철수마켓'에는 안 후보가 의뢰받은 아이 돌봄 서비스, 전단지 배포 대행, 스타트업 일일 인턴, 구조견 대피소 일일 봉사자 등을 직접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지상파 방송은 물론 유튜브, OTT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어제(23일) 쿠팡플레이, 카카오TV 등 OTT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뉴미디어 콘텐츠에 후보들이 꾸준히 출연하고 있습니다. 'SNL 코리아의 주기자가 간다', '홍진경의 공부왕찐천재'에 윤석열·이재명·안철수·심상정 후보가 출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SNL 코리아의 주기자가 간다'는 사회초년생 기자가 대선 후보를 만나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 프로그램입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영화 '아수라'와 '말죽거리잔혹사' 중 무엇을 보겠냐고 질문하거나, 안철수 후보에게 불법도박한 아들과 토리 중 누구를 키우겠냐고 묻는 등 난감한 질문을 던져 흥미를 일으켰습니다.
카카오TV와 유튜브 기반인 웹 예능 '공부왕찐천재'에도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출연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홍진경과 패널들 앞에서 수학을 가르칩니다. 후보들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공약이나 철학을 자연스럽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20·30세대가 대선에서 키를 쥐고 있는 만큼 후보들의 웹 예능 출연은 당선에 영향을 미칠 캐스팅보터에 호소하는 측면이 크다"며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같이 웃고 떠드는 것은 다른 데에서 보기 어려운 것이다. 시대에 맞춰 꼰대스럽지 않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한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hannau7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