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윤미향·이상직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에 대한 국회 제명안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전에 처리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이 속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박 의원이 속한 국민의힘이 제명안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던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에 대한 징계안은 소위원회 의결 등 후속 절차를 전혀 밟지 못하고 있다.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에 징계안을 상정한 뒤 지난 14일 안건을 소위원회로 회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소위를 열지 못해 징계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회가 동료 의원의 징계안을 처리할 의지가 없다는 의미다. 3명 의원을 제명하려면 윤리특위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 표를 얻어야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이른바 '정치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면서 밝혔다. 송 대표는 "잘못이 있다고 판단이 내려졌고, 자문위가 제명을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면서 "윤호중 원내대표, 김진표 윤리특위 위원장과 상의하여 신속히 제명안을 윤리특위에서 처리하고 본회의에 부의해 표결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 등으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으로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까지 됐다.
제명 위기에 몰린 윤미향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최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제명안 처리는 의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라고 한다. 국민의힘도 제명안 처리에 눈치를 보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피감 기관의 일감을 가족 회사에 몰아준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박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후 의원직 사퇴 요구가 빗발지자 탈당했다가 지난달 슬그머니 복당했다.
국회는 그동안 동료 의원들의 비리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국회 윤리특위에 재명안을 상정을 해도 유야무야 끝나기 일쑤였다. 헌정 사상 국회의원 제명은 유신정권 말기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 사례가 유일하다고 한다. 국회는 3명 의원의 제명안 처리를 어물쩍
[윤상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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