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당선 전 친분 있었다’ 주장
■ 고 김문기 전 처장 장남 “철저히 배신감 느껴”
김 전 처장의 장남 A 씨는 국민의힘 당사에서 권성동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처장과 이 후보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진·동영상·연락처 파일 등을 공개했습니다.
A 씨는 “작년에 저희 아버지는 젊음을 바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운을 뗐습니다.
이어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것을 보고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 부부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산타 복장을 입은 채 촬영한 뮤직비디오 영상을 공개한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차량 사망사고 피해자를 조문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후보님은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타 후보의 선거 당원 빈소엔 직접 찾아가 애도했다”며 “그 모습을 보고 이 후보의 연락을 기다리던 우리 가족은 다시 한 번 철저히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야 우리 가족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 호주·뉴질랜드 출장 사진 쏟아져
A 씨가 추가로 공개한 자료는 총 3가지입니다.
우선 김 전 처장과 이 후보가 2015년 1월 6일부터 16일까지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 따르면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은 뉴질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마주 잡고 나무 둘레를 재는 등 친밀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진 외에도 2015년 1월 15일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 사진과 같은 달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 식사 사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회견에 함께한 권 의원은 호주 출장 사진을 놓고 “이 후보는 호주 출장에서 기억에 안 남은 사람이다, 기억이 없다고 한다”며 “사진을 보면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이 분이고 김문기 당시 팀장이 바로 마주 앉아서 이 후보와 식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시장님과 좋은 시간”…딸에 영상편지
A 씨는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두 번째 증거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보낸 영상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영상 속 김 전 처장은 출장 중 초등학생이던 딸에게 “오늘 시장님(이 후보)하고, 본부장님(유동규)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29일 채널A 토크콘서트에서 “국민의힘에서 4명이 마치 골프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는데 확인하니까 우리 일행 단체사진 중에 일부를 떼어내서 보여준 것이었다”며 의혹을 제기한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권 의원은 “골프를 쳤다 안 쳤다에 대해 본인이 명시적인 이야기는 안 했지만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걸 의도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A 씨는 “유동규 본부장과 함께 골프까지 친 이 후보는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후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 한다. 아버지의 명예가 마지막으로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2009 엑셀 파일에 ‘이재명 변호사’
마지막으로 김 처장의 2009년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 엑셀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권 의원은 “정한 날짜가 2009년 6월 24일이다. 해당 파일에 이재명 변호사로 저장돼 있다”며 “서로 연락하는 정황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국 대장동 사건의 설계자인 이 후보는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자신이 피해자인양 호도하면서 선거 유세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상황이 과연 민주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어제 기자회견이 예고된 후에 민주당 관계자들이 고인 가족들에게 많은 전화를 했다고 한다”며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힌 유족에 대해 정신적 압박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보복 범죄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김 전 처장은 지난 21일 오후 8시 30분쯤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는 올해 초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로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의혹에 대해 수 차례 검찰과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영상편집 : 이혜원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