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도 아는 경제 상식 모르는 후보"
국힘서 일제히 비난 "제2의 IMF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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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을 두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을 2주 앞둔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윤 전 의원은 오늘(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후보가 경제에 어디까지 무식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금쪽같은 순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전 의원은 "우리 원화가 기축통화에 편입될 거라 이 후보가 말한 순간 해설을 하던 전문가 3인이 벙쪘다"며 "이재명 캠프도 얼마나 당황했을까. 대선을 2주 앞두고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가 아닌가 싶다"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는 "되짚어보면 우리 국가채무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돈을 더 펑펑 쓰자고 주장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지라 처지가 다르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 후보는 마이동풍 들은 척을 안 했다. 이제 보니 기축통화가 뭔지 몰랐던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어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비기축통화국중에선 우리의 채무 비율이 낮지 않다고 집어 말하자 이 후보는 움찔하더니 기축통화로 편입될 거라 했다. 그냥 주워섬긴 것"이라며 "똑똑한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 상식도 모르는 대선 후보가 이제껏 국가 재정을 망치자 주장해온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윤 전 의원은 "중국이 전 세계에 벨트 앤 로드(Belt and Road·일대일로 정책)로 천문학적인 돈을 뿌리고 영향력을 휘두르며 애를 써도 맘대로 못하는 게 바로 기축통화 편입"이라며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오래 쌓은 통화의 신뢰다. 한마디로 석유 사올 때 원화로 결제 가능하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캠프 참모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눈에) 선하다"며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낸 것이 전경련의 특별인출권(SDR) 포함가능성 보고서지만 정작 전경련은 '둘은 완전 다른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질책했습니다.
이는 앞서 어제(22일) 이 후보가 TV 토론에서 적정 국채 발행 규모를 논의하던 중 '기축통화국과 비(非) 기축통화국 차이를 아느냐'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질문에 "당연히 안다"며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라고 답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정 국채 비율을 놓고 논쟁하는 과정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국제기구는 (GDP 대비 국채 비율이) 85%까지 적절하다고 한다. 지금은 매우 낮아서 충분히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여력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후보가 "비기축통화국인 경우는 50~60%를 넘어가면 어렵다. 스웨덴은 40%를 넘어가면서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국채비율이 GDP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경제력 수준이 높다"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토론 도중 공지를 내고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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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후 국민의힘 측에서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참 허황된 얘기"라며 "국채 발행 자체가 과도하다는 점을 억지로 변명하기 위해 한 것치고 근거가 너무 박약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경제 지식은 정말 허경영 씨만큼도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기축통화가 경기도 지역화폐인 줄 아는 것인지 그 정도 경제 지식으로 경제를 다뤘다가는 나라 참 거덜 내겠다"라고 힐난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만 '기축통화국' 관련 논평 3개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 후보의 슬로건에 부끄러움을 느낀 국민이 많다"면서 "기축통화국 흉내를 내겠다며 통화를 찍어내면 원화 가치를 폭락시켜 심각하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허정환 수석부대변인은 "기축통화는 오랜 국제 경제 질서와 국가 경제력 규모로 인해 인정받는 것이지 희망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으며, 선대본부 공보단은 "(이 후보가 인용했다는) 보고서에 대한 전경련의 보도자료 역시 이 후보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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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채이배 전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의 맹공에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기축통화' 단어를 하나 붙들고 논란거리를 부추기는 모양새"라고 맞대응했습니다.
채 위원장은 "이 후보의 발언은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 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윤 후보는 각종 세금을 없애거나 줄이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복지 확대를 주장한다. 땅 파면 돈이 나오나.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복지 확대 노력에 재정건전성 운운하면서 발목 잡기 좀 그만하시라"라고 반발했습니다.
한편, 기축통화는 '국제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하는 말로, 미국 달러화가 대표
이 후보가 인용했다는 전경련의 배포 자료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에는 원화가 국제통화기금(IMF)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근거들이 제시됐습니다. SDR은 미국 달러화, 유로, 중국 위안, 일본 엔, 영국 파운드 5개 통화로 구성돼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