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 초밥 10인분 ‘기생충’ 궁금할 것”
민주당 측 “후보도 선대위도 아는 바 없다”
이헌욱 전 GH사장 “용도 그대로 숙소로 사용”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분당 아파트 옆집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들이 1년 6개월 전부터 임대해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그림자 대선 조직을 운영했다며 “불법 선거조직”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수내동 자택을 나서는 이재명 / 사진=연합뉴스 |
오늘(17일) GH에 따르면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인 2020년 GH 판교사업단은 분당구 수내동 A 아파트 200.66㎡(61평) 1채를 전세금 9억5천만 원에 2년간 임대했습니다. GH 측 원거리에 사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 용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 옆집이 이 후보가 거주하는 자택으로 알려져 야권에서는 불법 사전 선거운동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후보 옆집) 2402호의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사 합숙소를 2020년 8월 이 후보 자택 옆으로 옮겨서 이 후보 대선 공약 준비를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수내동 그림자 대선 조직으로 은밀하게 이 후보의 대선 준비를 했고, 김혜경 씨는 경기도민의 혈세로 이들을 뒷바라지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직원 4명이 합숙하면서 60평대 아파트를 무려 9억5천만 원에 전세를 낸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도지사 바로 옆집에 전세 들어가 합숙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있겠냐”고 꼬집었습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 직원이 작성한 글을 공유해 공사에서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을 만들었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사님, 선거공약은 캠프에서 만들면 안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도지사님 제발 대선 공약을 산하기관에서 만들라는 지시는 거둬주세요. 타 산하기관도 이렇게 공약들 만들고 계시나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한 원 본부장은 “공사는 지난해 3월 규정을 개정해 임원도 합숙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며 “그렇게 되면 이 후보 앞집에 합숙하는 직원이 고정되지 않고 언제든지 다른 사람 출입이 가능하다. 숙식하면서 아지트로 쓸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임원 합숙 규정까지 바꾸면서 앞집을 쓰게끔 갑자기 이사를 간 걸까요? 김혜경 씨 공익제보자가 성남아트센터 직원이었던 건 우연일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폭로 당시 초밥 10인분을 배달시켰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많은 양의 음식이 이 후보 자택이 아닌 옆집에서 합숙하는 직원들에게 제공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지금 국민은 초밥 10인분이 어디로 갔는지, 5급 공무원 배 씨가 말했던 ‘기생충’이 과연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김혜경 씨를 넘어 이 후보가 관여한 조직적 횡령 범죄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김 씨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5급 사무관 배 씨가 A 씨와의 사적 통화에서 음식 주문량에 의문을 가지고 ‘기생충’이라 언급한 사실을 강조하며, 김 씨가 옆집과 음식을 나눈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측은 경기주택도시공사 직원 합숙소가 민주당 선거 조직으로 쓰였다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옆집이 공사 숙소라는 사실을 이 후보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공사는 해당 숙소를 판교사업단의 조성 사업을 담당한 대리 2명과 평직원 2명이 사용하고 있음을 설명했고 이 같은 사실은 언론사 취재로도 확인됐다”며 “공사의 (이러한) 직원 합숙소는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후보와 선대위 모두 경기도시공사의 합숙소에 대해 알지 못하며 공사 숙소에 관여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엉터리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계속해서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지속한다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 사진=연합뉴스 |
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었던 이헌욱 선대위 약속과실천위원장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원래 용도 그대로 판교사업단 직원들의 숙소로 쓴 것이고
그러면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음식을 나눔 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김혜경 씨가 시켜준 초밥을 먹었다고 하는데 턱없는 소리다. 우리는 법인카드가 없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