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이동 중의 유세 등에 대해서는 모임 규모 특정 불가…규정 적용 어렵다"
↑ 선거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공식 선거운동 2일 차인 16일에도 대선 후보들의 유세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을 찾아 점심을 먹기 위해 나온 직장인 등을 만나 인사하는 방식으로 유세를 펼쳤습니다. 시민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의 친근감을 표현하는 유세 방식이었습니다. 이 후보가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파란색 단상에 오르자 100명을 훌쩍 넘어 보이는 시민이 단상 앞으로 모여들기도 했습니다.
↑ 16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JM은 강남스타일!'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 현장 모습도 비슷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역 앞에서 "지역주의 사슬을 끊겠다"고 외치며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윤 후보가 올라선 단상을 둥글게 둘러싸고 100명 넘는 시민이 윤 후보의 연설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후보 유세 현장과 마찬가지로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청계광장 출정식에서 2m 이내에 사람이 있음에도 보란 듯이 '노 마스크' 유세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위반이다. 실외에서도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턱스크, 쪼개기 식사 등 방역 위반 눈속임에 수차례 중대본이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과태료를 부과해도 소용없다"라고 질책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실외에서 열리는 행사나 집회는 참가 인원에 대해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원이 50명 미만인 경우에는 백신 미접종자도 참여 가능하지만, 50명 이상이면 백신 접종자만 참가할 수 있게 됩니다. 백신 접종자로만 참가자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인원이 300명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실외 행사·집회는 금지됩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선거 유세 현장에는 이런 방역 수칙을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세 참가 인원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 1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수칙이 적용되는) 부분들은 사전에 참가자를 확정할 수 있는 행사의 경우"라며 "이동 중의 유세 등에 대해서는 모임 규모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규정이 적용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마스크 착용 등 유세 현장에서도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달라 당부했습니다.
유세 현장에 적용하는 방역수칙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진행되는 야외 행사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연설할 때 마스크를 벗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윤 후보는 전날 서울, 대전, 대구, 부산으로 이어지는 유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부산에서는 1만여 시민의 응원 속에 마스크 없이 '어퍼컷' 세리머니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16일) 강남역 유세에서 "여러분 다 마스크를 쓰지 않나. 여기서 연설하는 우리도 다 마스크 써야 한다"라며 "내가 누구라고는 얘기 안하겠지만 아주 사소한 규칙일지라도, 정말 경미한 합의일지라도 지도자란 사람이,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이 먼저 지켜야 하는데 가장 많이 어기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큰 규칙이든 작은 규칙이든 우리가 합의한 것이니 지켜야 한다"며 "수없이 지적하는데도 왜 자꾸 마스크를 벗어 감염 위험을 높이나"라고 윤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윤 후보는 개인택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내리는 사진이 찍히는 등 방역 관련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개인택시조합에 택시를 타고 도착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