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해임 투표' 앞두고 자진 사퇴…"사람 볼 줄 모른 제 불찰"

광복회 자체 사업의 수익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자진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김 회장 해임안을 상정하는 임시총회를 이틀 앞두고 결국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겁니다.

김 회장은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근의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기된 의혹은 전직 간부가 자신에게 덮어씌운 것이란 그동안의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퇴하면서도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다"면서 "조선일보, TV조선에 의해 제가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며 언론을 탓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족정기의 구심체로 광복회가 우뚝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보훈처 감사 결과 김 회장은 국회 카페 수익금 등을 가로채 조성한 비자금 7천200여만 원을 마사지업소와 한복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오후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일부 회원들의 점검농성이 예고되며 광복회 내홍이 심해진데다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지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019년 6월 취임한 김 회장은 결국 2년 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 김지영 기자 gutj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