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차 토론 후 서로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 후보" 겨냥

"우리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다" 자화자찬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2차 TV토론 이후 여야는 아주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다"라고 말입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는데, 국민의힘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준비 안 된 불안한 후보임을 드러냈다"며 서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기에 바빴습니다.

민주 "尹, 검사가 취조하듯 질문 쏟아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토론 뒤 논평을 내고 "오늘 토론은 위기에 강한 안정감 있는 후보와 위기를 키우는 불안한 후보 간의 토론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실에 기반해 첨예하게 갈리는 현안에 대해 선명하게 답했다", "국민께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민생과 경제를 살릴 대책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할 말은 하는 태도를 보였다" 등의 발언으로 이 후보의 '준비된 면모'를 강조했습니다.

반면 상대 진영 윤 후보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네거티브성 질문으로 이 후보를 공격하기에 급급했다", "말을 자르고 설명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검사가 취조하듯 질문을 쏟아냈다", "친북 색깔론을 꺼내 들며 여전히 냉전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는 자신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비리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다 '계좌를 다 공개했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며 "코로나 확산 초기 신천지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쇼라고 폄훼하면서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을 오히려 자랑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힘 "李, 거짓말과 발뺌 여전"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또한 비판이 향한 대상자만 다를 뿐 똑같은 평가를 내놨습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 또한 토론 후 논평에서 "윤 후보는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철학과 가치 그리고 경제와 미래 비전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며 "다양한 주제에 막힘없이 질문하고 답변하는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고 국민을 제대로 섬길 지도자로의 겸허함도 보여줬다"고 자평했습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거짓말과 발뺌이 (1차 토론에 이어) 2차 토론에서도 여전했다", "대장동 게이트와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본인과 무관하다며 발뺌하기 급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임대주택은 홀대하고 화천대유는 우대했던 드러난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후임시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며 "배우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질문에 대해 사적관계에 대한 관리책임으로 회피하며 어물쩍 넘기려다 망신을 당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된 현 상태를 사실상 종전상태라며 무조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위험한 주장을 반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실망스럽고 준비 안된 불안한 후보임을 드러냈다"며 "오로지 친중 친북 반미에 경도된 시각을 노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준석 "검찰총장을 검찰사칭후보가 추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전략은 명확하다"며 "무슨 말이든 나오면 그냥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해서 우리 후보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려는 전략인데, 우리 후보가 넘어갈 리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대표는 "그러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고, 추미애 장관에게 들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검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검찰총장을 검찰사칭후보가 추궁하는 매우 불리하면서도 넌센스에 가까운 전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전주역에서 이준석 대표와 공약홍보 '열정열차' 탑승 전 열차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어 "백현동 건을 그렇게 해명하면 그 쪽 진영 팟캐스트나 유튜브에서는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지방 행정에서 부동산으로 사고치는 가장 기본적이고 빈번한 유형이 맹지에 도로놓기, 지목변경, 종상향 등일텐데 이런거 다 알고 들어오는 특수부 검사한테 얼렁뚱땅 넘어가는 해명이 먹히겠느냐"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3등 후보'라고 지칭하며 "이번에도 사당에서 경선도 없이 추대되어 올라왔기 때문에 그냥 10년 째 정체 중인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정의당·국민의당 "네거티브에만 집중"

↑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고 국민의당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에만 치우쳐 주제에 맞는 토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김창인 선대본 대변인은 "심상정 후보는 '청년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주제에 맞는 토론을 제안했지만, 양당 후보들은 요지부동이었다"며 "청년 정책을 논의하는 시간의 3분의 1을 진흙탕 싸움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당 홍경희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윤 후보는 첫 토론 때 드러난 문제점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고, 이 후보는 김혜경 씨 의혹으로 토론 내내 경계감을 드러냈다"며 "네거티브에 바쁜 토론이었지만,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토론의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발군을 기량을 발휘한 '군계일학' 안철수 후보가 있었다"고 안 후보를 치켜세웠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