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노무현 탄핵 후폭풍 겪고도 정치 문화 그대로"

문 대통령 "극단적 증오, 대립으로 분열 양상...크게 우려"
“퇴임 후 정치 관여 않을 것”

↑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0일)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발언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직접적으로 고(故)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정치판에 작심 발언을 쏟아내 이후 대선판에 미칠 파장이 주목됩니다.

문 대통령은 연합뉴스 등 세계 7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취임사에서 강조한 국민통합이 재임 기간 얼마나 실현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가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극단주의와 포퓰리즘, 가짜뉴스 등이 진영 간의 적대를 증폭시키고 심지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적대와 증오를 키우고 있다”며 “지금 선거 국면에서도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대립하며 분열하는 양상이 크게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아무리 선거 시기라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갈등과 분열을 부추겨서는 통합의 정치로 갈 수가 없다”며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을 포함하여 정치권이 앞장서 갈등을 치유하며 국민을 통합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야정 국정상철협의체 설치 및 취임식 직후 야당을 먼저 방문한 사실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야와 정부가 국정을 상시적으로 논의하는 기구를 만든 것은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라며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 문 대통령 내외 양산 사저 /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퇴임 이후 정치와 확실한 거리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퇴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사회적인 활동도 구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솔직히 퇴임 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퇴임 후 거주할 양산 사저 공사가 거의 다 돼가는데도 뉴스에 보도된 사진으로만 봤지, 한 번도 현장에 가보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간 고(故) 노 전 대통령의 심정을 헤아린 듯 임기를 마친 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잊혀진 사람’으로 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입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는 대통령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