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윤석열 '적폐수사' 발언에 "강력한 분노" 사과 요구

"현 정부를 근거없이 적폐로 몰아"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뉴스통신사 교류협력체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의 의장사인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 서면인터뷰를 한 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사진 = 아태뉴스통신사기구 합동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권 시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0일) 오전 참모 회의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라며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불쾌감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8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윤석열 후보는 9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前)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정치 보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제가 문재인 정부 초기에 했던 것이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보복한 것이었나"라고 반문했으며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언론에 윤 후보께서 하신 말씀이 보도됐다.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다"며 "아무리 선거라고 하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고 윤 후보가 선을 넘었음을 비판했습니다. 이후 하루 만에 문 대통령이 직접 '강한 분노'를 언급하며 재차 윤 후보의 발언을 비판한 겁니다.

윤 후보는 청와대 입장을 전해 듣고는 "스스로 문제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다"며 "시스템상 그렇게 된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 뿐"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적폐 청산 말에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바로 적폐"라며 윤 후보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