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혜경 '나 잡아봐라' 약올리나…본질 피하고 갑질로 프레임"

“이런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
고개 숙인 김혜경에 눈물 흘린 與 대변인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 사과에 대해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평가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9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걸 사과라고 했나 화가 나더라. 너무 성의가 없고 본질을 다 피해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5급 공무원) 배 씨와 (7급 공무원인 제보자) A 씨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고 나는 A 씨를 한 번 봤다. 하지만 그 책임은 내가 지겠다 이런 식”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다 피해가고 배 씨 갑질 문제로 프레임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문제의 핵심은 배 씨라는 사람이 사실상 몸종 역할을 한 것”이라며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을 자기 사노비처럼 부린 사건이다. 그것도 둘씩이나, 5급하고 7급.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진 전 교수는 해당 의혹을 ‘국가의 혈세로 2명의 공복 고용, 사적 유용한 사건’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사실상 혈세를 자기들 생활비로 쓴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수사나 감사로 받겠다’는 식으로 피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 씨의 사과에 대해 “한마디로 약올리는 것”이라는 관전평을 내놨습니다. 진 전 교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나 잡아봐라 거의 이런 식이었다”며 “제가 볼 때는 빵점,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하고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비판했습니다.

野 “알맹이 없는 사과” vs 與 “최대치로 사과”

국민의힘은 김 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동문서답’ ‘김 빠진 사이다’이라며 맹공을 쏟아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적 비서 활용’,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 유용’, ‘대리처방’, ‘관용차 사적 사용’ 등을 나열하며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 장기간 치밀한 계획 하에 지속돼 온 범죄행위에 대한 동문서답식 사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 또한 “사과의 형식은 있었으나 알맹이는 쏙 빠졌다. 말로는 책임을 진다고 하나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며 “제보자에 대한 사과도 미흡하다. 제보자가 받았던 신변의 위협과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 사진=MBN '뉴스파이터'

반면 여권에서는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생방송 뉴스프로그램 MBN ‘뉴스파이터’에 출연해 김 씨의 사과 영상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 대변인은 “이 후보의 배우자가 정말 힘들게 결단을 내렸고 국민들 앞에 나와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야기를 했고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하며 수차례 눈물을 닦았습니다.

또 “김혜경 씨가 직접 지시하거나 법인카드 유용에 대해 더 드러난 게 없어서 더 설명할 게 없었을 것”이라며 “제보자와 배 전 사무관의 관계가 드러나 그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명확하게 제보자는 피해자라며 사과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 후보가 한 차례 나서 사과한 점을 언급하며 “후보 배우자께서 진심 어린 말씀을 했고 수사상황이고 감사상황인 것을 다 담아서 이후에 일 처리도 다 하겠다고 하는데 여기에 더 무슨 말을 보태고 할 수 있는 말이 있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