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 안현수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오) / 사진 =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연달아 실격 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국내 여론의 분노가 중국 대표팀 기술코치인 안현수(빅토르 안)에게 쏠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측은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결정이 당시 성남 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8일 "안현수가 속해 있던 성남 시청 빙상팀을 해체할 때 이재명 성남시장, '직장운동부 1명이면 가난한 아이 3명을 도울 수 있다. 나는 인권 변호사 출신이라 이런 데 돈 못 쓴다'며 모라토리엄 핑계를 댔지만, 그게 가짜 부도였다는 것, 이재선 형님이 폭로했다"고 SNS를 통해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원 본부장은 "이재명 시장의 팀 해체로, 안현수 선수는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시장 재선 선거를 앞두고는 성남시 예산 300억 투입해서 성남일화 구단 인수한 게 지금의 성남 FC"라고도 했습니다. 이어 "성남 FC는 6개 기업에서 160억 협찬받고, 이재명 시장 측근이 뭉칫돈 현금화했다"며 "이랬던 이 후보가 중국 올림픽에 나간 쇼트트랙 선수 응원할 염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안현수 중국 대표팀 기술코치의 러시아 귀화가 이 후보 때문이라는 주장은 지난 2014년 2월에도 한 차례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당시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안현수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러시아 귀화는 성남시의 팀 해체 때문이라는 사실을 또다시 명확히 밝혔다"며 "그동안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시정잡배 수준의 천박한 용어로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고소 운운하는 등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왔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기 바란다"고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난했습니다.
![]() |
↑ 8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홍 사무총장이 언급한 '인터뷰'에서 안 코치는 "2008년 좋은 대우를 받고 성남시청에 입단했지만 한 달 만에 부상을 당했고, 이후 팀이 해체됐다. 해체된 시기가 내 계약 마지막 해였다. 한국에는 시청팀이 많지 않고 선수들도 거의 꽉 차 있었다. 그리고 나를 원하는 팀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원하는 올림픽에 한 번 나가보고 싶었다. 러시아행은 나를 위한 선택이고 모든 걸 내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홍 사무총장이 "안 선수가 1년간 쇼트트랙팀 해체 유예를 요구했으나 이 시장이 단칼에 거절했다"며 이재명 시장 책임론을 제기한 겁니다.
하지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는 "제가 (시장에) 취임한 게 7월이고, 팀 해체 결정을 한 게 10월 말이고, 최종 결정을 한 게 12월"이라며 "12월에 러시아 가기로 결정을 해서 몇 달 후에 러시아를 간다고 하는 건 행정절차 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팀 해체 이전에 러시아 귀화 결정이 났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남시 재정을 위해서 빙상팀 해체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의혹을 제기한 홍 사무총장을 향새너는 "덮어쓰기 하다 들통이 난 상태"라며 "결정적으로 말하면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를 갔는데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빙상연맹과의 문제가 좀 있었고 국가대표가 못 됐기 때문에 러시아에가서라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 간 것"이라고 연신 강조했습니다.
전용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원희룡 본부장은 조작 전문가로 전락한 것이냐"며 "거짓말이 매일 진화하고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안 코치의 러시아 귀화가 이 후보 때문이라는 원 본부장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악의적인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안 코치 아버지의 인터뷰를 공유했습니다. 안 코치 아버지는 지난 2014년 2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성남시청 해체되기 전에 현수는 러시아 가는 것이 확정이 돼 있었고, 성남시청이 해체가 안 됐어도 현수는 러시아 가기로 벌써 결정이 다 돼 있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성남시청 해체가 현수의 러시아 가게 된 동기는 아니에요. 그건 잘못 알고 계신 거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존재감을 잃어가는 원 본부장은 이렇게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까지 국민의 눈길을 받고 싶은 것이냐"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위주장을 하는 거짓된 정치는 우리 정치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또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편파판정에 분노한 국민의 눈을 흐려 선거에 이용하려 이런 악의적인 흑샌선전까지 일삼다니 개탄스럽다"며 "윤석열 후보는 아니면 말고식 허위주장과 억지의혹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