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명예훼손" 비난에 영상 삭제
민주 측 "지지자 분이 보내준 영상"
↑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설정의 영상이 더불어민주당 공식 채널에 올라왔으나 누리꾼들이 "고인 명예훼손"이라며 비난을 쏟아내자 결국 삭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당이 직접 만든 영상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
어제(5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속 가상의 노 전 대통령은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입니다. 참 오랜만에 뵙죠"라는 인삿말과 함께 등장합니다.
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
이어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합니다"라며 "정말 잘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여러분, 이낙연 후보 지지자 여러분. 우리 민족의 후예 이재명 동지와 함께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고 노무현이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 믿습니다, 믿고요"라며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재명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고인 명예훼손"이라며 맹비난을 가했습니다.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도 "이 영상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큰 실례"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김남훈 격투기 해설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딥페이크 AI 어쩌고 하더니 노무현 대통령님을 성대모사(?)로 이재명 지지선언? 와. 진짜 정말. 당신들"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
야권에서는 "경악스럽다"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상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보좌역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엽기적인 강령술 정치를 멈추시라. 그저 경악스럽다"라며 "고인의 목소리를 합성해 선거 캠페인에 쓴다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발상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한 보좌역은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두 번 세 번 생각해도 이재명은 아니라고 하셨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자주국방을 이뤄내고자 했던 분이다. 영호남을 분열시키고 사드를 철회한다는 사람을 지지할 리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또한 "민주당 선거 포기했나요"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 2021년 10월 22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
논란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 측은 해당 영상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당이 직접 만든 영상이 아닌, 지지자 분이 만들어서 보내주신 영상"이라며 "지지자 분 성의를 봐서 델리민주에 올렸던 건데 반응이 안 좋아서 내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가 만든 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성대모사를 한 것인지 AI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것인지 등 세부 사항은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2021년 10월 22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습니다.
당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권 여사는 이 후보를 '노무현
전 의원은 "권 여사께서 어려운 이야기를 알아듣기 쉬운 비유로 표현하는 점,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는 점 등 (이 후보와) 노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날 이 후보에게 한 표 찍겠다고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