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맹공 "탄소중립 고민 없음 보여주는 예"
조정훈 "유권자들에게 낯설고 무례한 질문"
첫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이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가 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걸 모른다는 건 좀 상상하기 어려웠다"라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오늘(4일) 여의도 당사에서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행사를 가진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RE100은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전환의 핵심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우리 국민께서 일상적인 삶 속에서 모르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이 전환시대에 국가 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걸 모른다는 걸 저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지금 산업단지들도 RE100전용단지 건설이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350개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해 재생에너지 100% 생산되지 않는 물품 생산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대비하고 있다"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는 강력한 중요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RE100 산업단지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각 지방 정부에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를 보면 판단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어제(3일) 열린 '방송3사 합동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윤 후보는 "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실래요"라고 했고, 이 후보가 거듭 "RE100"이라고 하자 윤 후보는 "RE100이 뭐죠"라고 반응했습니다.
이 후보가 "재생에너지 100%"라고 설명하자 윤 후보는 그제서야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여권에서는 윤 후보를 향한 질책을 쏟아냈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토론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만 집착하고 RE100, 주택청약점수 만점 40점, 개미들이 좋아한다, 추경 문제 등 민생은 대충대충"이라며 "김만배 카드, 아버지 집 김만배 누나가 매입 해명해야"라고 힐난했습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대선 후보가 RE100 자체를 모른다는 건 충격"이라며 "게다가 전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한 건 정말 충격을 더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전환위원장도 "윤 후보의 답변은 윤 후보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고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2014년부터 시작한 국제 캠페인 RE100 가입 기업은 2021년 1월 말 기준으로 미국 51개, 유럽 77개에 이어 아시아 기업 24개 등 총 284곳에 이른다"며 "환경 국제 캠페인으로 시작한 RE100이 지금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가 이 말 자체를 모른다는 것은 참 난감한 일이고 미래가 걱정되는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 후보의 RE100 질문에 대해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었다"라고 혹평했습니다.
조 의원은 "RE100, EU 택소노미(Taxonomy)는 물론, 탈 탄소라는 개념도 하루하루 바삐 살아가는 수천만의 국민들에게는 매우 낯설고 어려운 개념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 후보 측은 윤 후보가 RE100이 뭔지도 몰랐다며 신이 나 비난하고 있다. 의원들도, 지지자들도 SNS에 퍼 나르기 바빠 보인다. 참으로 바보짓이고 못난 짓"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아울러 "노골적으로 보이는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식의 태도가 탈 탄소 의제의 가장 큰 적"이라며 "민주당이 도시 엘리트 집단화돼 다수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한다는 뼈아픈 지적을 한 앤드루 양이 대한민국 민주당을 보면 뭐라고 하겠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그룹 계열사 8곳(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 2020년 11월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