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사과보단 상세하게 유감 표명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생각"
"이재명 욕설 파일까지 방송되면 정치인들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MBC에 대해 "2차 가해에 가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이수정 경기대 교수. / 사진 = 연합뉴스 |
이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누군가는 사과를 하고 입장을 표명해야 할 상황이어서 정직하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상황이어서 정직하게 했다"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이 교수는 "여전히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며 "물론 김건희 씨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생각이 들고 MBC에도 성토를 했다. 더군다나 김건희 씨는 '쥴리설'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대한민국 사회가 여성을 격하해서 비난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지은 씨 얘기가 다시 언급되면서 겨우겨우 일상으로 돌아간 피해자에게 공영방송을 포함해 재언급이 되면서 2차 가해에 노출되고 싶었겠냐"며 "김건희 씨도 피해 당사자"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선 "이에 유감을 표명했고 그로 인해 정당의 기반이었던 사람들에게 논쟁이 돼서 캠프에 부작용이 생기면 그것은 제가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MBC가 "2차 가해에 가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 시점에서 MBC의 작태에 대한 의견 표명이 필요하고 피해자 편에 서왔던 만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의견을 표명했다"며 '서울의소리'와 MBC가 공적 대화가 아닌 사적 대화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사과를 요구한 김지은 씨에 대해선 "(김건희 씨가) 김지은 씨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하는 것보다는 공론화된 모든 이슈에 대해 가능하면 상세하게 유감 표명을 하시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앞서 이 교수는 MBC의 통화 내용 공개 보도에 대해 '불법 성범죄 녹화물과 무엇이 다르냐'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굉장히 유감"이라며 "몸이 아파서 반쯤 누워서 방문한 사람과 대화를 나눈 이런 불법 녹음물이 선별 없이 보도되는 거다. 누가 (보도를)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뻔히 알면서도, 특히 안희정 전 도지사 사안을 선별하여 보도한 MBC에서 문제를 삼겠다는 의도가 너무 명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생각보다 천만다행한 일은 X파일에 있던 (김건희 씨의) 음란 판타지는 사실이 아니다. 쥴리설로 제일 공격을 받았었다. 계획했던 결과는 아니었겠지만 그와 같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서 소비하는 판타지는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의 통화 녹음 파일 공개를 일부 허용한 법원 결정에 대해 "법원은 아무래도 보수적인 결정을 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제는 유권자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공개 요구에 대해선 "이미 일부가 공개된 것으로 안다. 안 듣다가 올라와 있는 것을 어쩌다 드게 되었는데 정말 여성 비하적 욕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더라"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교수는 "유권자들의 마음에 변화를 줄 거 같기는 하다"면서도 "이것까지고 공영방송에서 방송된다면 정치인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냐'라고 하고 싶다"고 토로했습니다.
끝으로 '정책 자문은 계속하는 거냐'는 질문에 "정책 자문은 민간 교수들이 굉장히 많이 한다.
앞서 이 교수는 국민의힘 여성본부 고문으로 활동하다 최근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서 김 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 사건 관련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사과한 뒤 직을 사퇴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