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발끈…"액면 그대로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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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공천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홍 의원을 겨냥해 "(지금은)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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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오늘(20일) 권 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제가 얼마 전에 이미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가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한 채 후퇴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권 본부장은 당 지도자급 인사 관련 발언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액면 그대로 이해해 달라"면서도 '홍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물음엔 "그냥 뭐"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부인하지 않고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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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앞서 어제(19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한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사실상 공천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 지역에 최 전 원장, 곽상도 전 의원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인사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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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자기 사람을 심는 모습을 보이고, 이를 윤 후보가 받아주는 모습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본부장이 공개석상에서 날 선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러한 기류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권 본부장은 당 조직과 재정 업무 등을 총괄하고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사무총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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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청년의꿈 캡처 |
한편, 홍 의원은 윤 후보와의 회동 후 자신의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
그러면서 "이 두 가지가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홍 의원과 달리 윤 후보 측은 회동 후 아직 별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