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관람료 '봉이 김선달' 비유에 불교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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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이 자신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는 바가 없다"라고 당혹감을 내비쳤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다른 여권 인사들도 "잘 모르는 일"이라며 '당내 갈등설'을 부인했습니다.
여당 내 '이핵관' 논란은 어제(19일) 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습니다.
정 의원은 "(이핵관이 찾아와)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면서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은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혀 참 많이 힘들게 한다"면서도 "그러나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릴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며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저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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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조계사를 찾아 자신의 '통행세' 발언을 사과했으나 출입을 거부당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조계종 제공 |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의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가 불교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에 정 의원은 여러 차례 사과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17일에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당내 초선모임인 '더민초' 등 의원 30여 명과 조계사를 찾아 108배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조계종은 내일(21일) 조계사에서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및 탈당을 요구하고 현 정부의 불교 차별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이 후보 측근이 정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해 불심을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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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에 이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아는 바가 없다"며 "정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없어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라고 곤혹감을 드러냈습니다.
송 대표도 '이핵관'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이라면서 불교계와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당의 입장은 (정 의원이 했던) 여러 부적절한 비유에 대해 불교계에 사과를 공식적으로 했다. 정 의원 문제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드러난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 문제나, 문화재 보존에 있어서 불교가 가졌던 여러 가지 억울한 점을 잘 살펴서 제도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당내 중진인 A 의원은 '당내 갈등설'에 대해 "일각에서 하는 소리일 뿐"이라고 반발했습니다.
A 의원은 "그렇다고(정 의원에게 불교계 반발이 있다고) 해서 탈당을 어떻게 시키나. 말이 안 된다"라며 "'탈당'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가 됐으니 선거를 앞두고 불교계에 죄송하다는 (납작 엎드리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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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앞서 국민의힘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기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핵관' 이슈와 이번 '이핵관' 이슈에 거리를 뒀습니다.
김 의원은 "윤핵관은 핵심이라는 관계 때문에 그 사람이 공식적인 직위나 역할 관계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걸 보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무시하고 제쳤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핵관은 공개는 안 됐지만 당의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 있는 의견을 전달한 것뿐이다. 정 의원이 말을 재밌게 하려고 '이핵관'이라고 갖다 붙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국민의힘이 '핵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비판 대열에 앞장섰던 정 의원으로부터 발발됐기에 여당 측은 더욱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윤핵관 논란 당시 "윤핵관이 사라지면 윤뇌관이 곧 등장할 것"이라며 "후보가 바보이니 어차피 수렴청정하는 사람은 필요하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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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편, 정 의원이 페이스북 글 게시 이후 언론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 그가 말한 '이핵관'의 진
일부는 정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한 인사로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을 거론했지만,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정 의원에 대한 제명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