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건희 통화서 문제될 부분 딱 하나는…'안희정 불쌍'"

↑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9월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가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공익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딱 하나라고 본다"며 '안희정 불쌍하다, 나와 남편은 안희정 편이다'라는 김씨의 발언을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건('안희정 불쌍하다'고 한 발언은) 정치적으로 아무리 사적인 대화라 하더라도 사석에서도 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함께 방송에 나온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공보특보에게 "김건희씨가 다시 사과할 계획 갖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윤 특보는 "이미 사과를 했다, 입장문을 냈다"면서 "'여권 진보 인사들 비판 과정에서 부적절한 말을 해서 너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 본인도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그런 인식을 사적이라고 하더라도 드러냈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가 또다시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재차 질문을 하자 윤 특보는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에서 "난 솔직히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는 챙겨주는 건 확실하다.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며 "그래서 여기는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
김지은 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김건희 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며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갖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서면 입장문을 통해 "성 착취한 일부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윤 후보도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적 대화를 뭐 그렇게 오래 했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