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핵관'이 탈당 권유…이러다 또 잘리겠지"

"불교계 심상치 않다고 자진 탈당 권유"
"이재명 뜻이라고 했다"고 폭로

'봉이 김선달' 발언 이후
불교계 마음 잡기 위해 총력 기울이는 민주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핵관'이 찾아와 자신에게 탈당을 권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핵관'은 국민의힘 내에서 논란이 됐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를 빗대어 '이재명 핵심 관계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8일 밤 늦게 "이핵관이 찾아왔다"고 페이스북에 밝혔습니다.

정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달 동안 당 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도 했습니다.

정 의원은 "그러나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이러다 또 잘릴 것이다. 아프다. 슬프다"며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탈당하지 않는다. 어머니, 저 탈당해야 됩니까?"라고 비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5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이를 징수하는 전통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 이후 불교계는 정 의원이 '불교 폄훼' 발언을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불교계는 정 의원의 탈당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불교계를 달래기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해 11월 원행 스님을 찾아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당사자인 정 의원 또한 "국정감사 중 과한 표현을 했다"고 거듭 고개 숙였지만, 불교계의 반발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이에 민주당의 불심 잡기는 지난 17일에도 이어졌습니다. 윤호중 원내대표,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영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36명은 조계사를 방문해 참회와 성찰의 108배를 하고, 원행 스님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 때는 이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현 이 후보 후원회장과 정청래 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김영배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교계과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참회의 108배를 했다"며 "후보자 공약을 통해 종교평화차별금지위원회 구성을 운영하겠단 보고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지난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방문하면서 낙산사를 방문해 법인 스님을 예방했습니다. 사전 계획에 없던 일정을 소화한 겁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또한 지난 15~16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아 주지 현응 스님을 만났고,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새해 들어 충남 예산의 수덕사, 대구 동화사 등 사찰을 부지런히 방문하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