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부적절한 말…국민께 송구하다"
김재련 "대통령 배우자로서 입장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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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씨(왼), 김재련 변호사(오) / 사진 = 연합뉴스, 방송캡처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가 공개된 이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폄하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 씨는 MBC 방송에서 '미투'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고 발언하고, 미방분에서도 노골적으로 안 전 지사를 두둔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끔찍한 2차 가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MBC '스트레이트'가 전날(16일) 방송에서 공개한 김 씨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잖아. 그걸 뭐 하러 잡자 하냐고.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며 "나는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해당 방송에서 "보수는 그렇게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이 없다. 그래서 여기는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 되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 거다. 나는 다 이해한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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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안 전 지사가 징역살이를 하게 된 데 대해서도 소위 '문빠' 탓을 했습니다. 대선후보에서 낙마시키기 위해 형사처벌을 받도록 의도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는 오늘(17일) 페이스북에 "언제까지 피해자가 홀로 서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지긋지긋한 사람들과 싸워나가야 하냐"며 "대법원 판결로 유죄 확정이 되었으나 당신은 술자리에서 사담에서 안희정 사건에 대해 어떤 인식을 드러내 왔었나, 김지은을 어떻게 술 안주 삼아왔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사적 대화였으니 문제 없다는 말로 퉁치면 그만이냐"며 "사적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으면 공적 영역으로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의든 타의든 공적 영역에 진입했다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숙고하고 또 숙고해야 한다"며 "잘못된 발언이 공개되었다면 그 잘못을 사실대로 인정하고 실존하는 피해자에게 직접, 그리고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지은이 나쁜 애인지, 김지은에게 돈을 주지 않아 안희정이 미투 당한 것인지, 위력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2차 가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대통령 후보로서 그리고 그 배우자로서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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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9월 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상고심 기각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김 변호사는 "김지은에 대한 무수한 2차 가해 앞에서 침묵하지 말고 멈추라고 단호히 말해 주어야 한다. 침묵은 사회적 방조"라며 "김지은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박원순 위력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안전을 지키는 길로 이어지고, 무수한 김지은들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김건희의 발언은 누나 동생으로 칭하는 지간의 사적 대화 공개가 정당한 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피해자에 대한 끔찍한 2차 가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건희 씨는 MBC 측에 보낸 해명에서 "미투 발언에 대해선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여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 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여섯 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