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서울의소리 이 모 기자와 나눈 '7시간 통화'가 어떻게 보도될지가 정치권의 화제였죠.
국회팀 김문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7시간 통화를 어제(16일) MBC가 방송했죠. 방송 전 이토록 화제가 된 배경부터 짚어주시죠.
【 기자 】
네, 국민의힘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MBC 항의 방문까지 벌이다보니, 오히려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국민의힘은 어제(16일)도 방송 전 MBC에 방송 개요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실질적인 반론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건희 씨가 인터뷰에 응해야, 방송개요를 가르쳐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 질문 1-1 】
특정 후보를 편들고 있다는 주장인가요?
【 기자 】
네, 국민의힘에 따르면, MBC기자가 녹음 파일을 입수한 것이 지난해 12월이었고, 실제 녹취가 시작된 게 지난해 7월인데 설 연휴를 2주 앞둔 지금 터뜨리는 이유가 의심스럽다는 겁니다.
정치권에서 흔히 얘기하는 대선 승리의 바로미터, '밥상머리 민심'을 노리고 방송시기를 조율했다는 거죠.
【 질문 2 】
그런데 막상 방송이 나가고나니, 여야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한데요. 우선, 항의 당사자였던 국민의힘은 어떤 입장을 내놓았습니까?
【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 SNS 대화방에서는 "타격감 제로" 등 촌평이 이어진 걸로 전해집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후보자 배우자가 본인의 관점을 드러내는 건 문제 될 게 없다"며 "특히 보도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편하게 평가하고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대표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해하거나, 캠프 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재영입할 수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3 】
그렇지만, 국민의힘이 MBC에 추가 반론 보도를 요청한 것도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국민의힘은 MBC의 다음 주 추가 방영을 보고 종합적인 입장을 내놓겠다면서도, MBC에 반론보도를 서면으로 정식 요청했습니다.
녹음파일을 제공한 이 모 씨가 기자라 밝혔다지만, '사적 대화'인 것처럼 속여 녹음해왔다며 동의 없이 넘긴다면 음성권, 프라이버시권 침해에 해당한단 점을 담아달라 요청했고요.
통화를 시작한 이유는 "김건희 씨의 어머니가 구속된 후 이 씨가어머니를 괴롭힌 정 모 씨에 대한 대응을 도와준다며 환심을 샀기 때문",
촬영스텝 자리를 물어봐준다거나 보수는 돈을 주니 미투가 안 터진다는 말은, 사적 대화에서 기분 나쁘지 않게 호응한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고 공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질문 4 】
당내 우려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홍준표 의원은 김건희 씨를 공개 비판했죠?
【 기자 】
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참 대단한 여장부"라며 김건희 씨를 직격했습니다.
홍 의원은 "돈을 주니 보수들은 미투가 없다는 말도 충격일 뿐만 아니라 미투 없는 세상은 삭막하다는 말도 충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김종인 씨가 먹을 게 있어 온 것"이라거나, "탄핵을 주도한 보수는 바보들"이란 발언도 있었다며, 한마디 한마디를 문제 삼았는데요.
선대본부 차원에서는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정리하는 한편, 설 전까지 이어질 여파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 질문 5 】
민주당도 관심이 컸는데, 공식 반응은 안 나왔습니까?
【 기자 】
네,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김건희 씨 통화 내용 공개에 반응을 자제하며 거리를 둬왔는데, 방송 후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아직 후속 보도가 남아있는데다가, 김건희 씨 에 대한 네거티브 위주로만 가는 것이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겁니다.
또 뚜껑을 열어보니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단 평가 속에 공개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제2의 최순실'라며 비선실세를 띄우는 분위기입니다.
개별적으론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김종인이 캠프에 오고 싶어 했다, 돈을 안 챙겨줘 미투가 터진다'는 김건희 씨의 발언을 나열하며 윤 후보도 같은 생각이냐고 비꼬았고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기자에게 '돈을 주겠다'는 김 씨의 발언을 의식한 듯, 선거법상 매수죄 관련 내용을 공유했습니만,
민주당은 스윙보터, 즉 중도층의 표심이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며 어떻게 작용할지 우선 조심스럽게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정치부 김문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