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승 "방송 않는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
류근 "누이도 매부도 면피 성공"
유창선 "역풍 각…'미투' 발언은 부적절"
↑ 김건희 씨 / 사진 = 연합뉴스 |
관심을 모았던 MBC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7시간 통화' 공개 이후 정치권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논란성 발언이 담기기는 했지만, 애초 예상됐던 대선을 뒤흔들 핵폭탄급 이슈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적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정확히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와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어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특히, 보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러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 편하게 평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면 김 씨는 통화 상대방인 기자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하는 등 다소 편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본인에게 과도한 의혹을 제기하는 매체들에 대해서 지적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에 대해서 감사를 표하고, 캠프를 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라며 "실제 언론인 출신들이 선거 과정에서 여기저기 캠프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기자에 캠프 영입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권언유착' 비판이 제기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도 MBC에서 보도예정이라고 하니, 다음 주에는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어떤 이유로 문제되는지도 언론사의 관점을 실어 보도하면 시청자의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도 MBC를 통해 공개된 김 씨의 통화 내용을 두고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SNS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내가 김건희 씨 통화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방송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김 씨에 대한 여권의 맹렬한 공세에 비해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류근 시인 역시 SNS에 "엠XX이 엠XX 했네"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소문난 잔치 불러놓고 결국 김건희 실드"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누이도 매부도 면피 성공. 김건희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이적 시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방송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지워진 정치적 부담이 오히려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참으로 어이없는 소동"이라며 "이런 별 것도 없는 시시콜콜한 내용을 갖고 무슨 대단한 것이라도 있는 듯이 나라가 떠들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라고 MBC를 비판했습니다. 이어 "분명해진 것은 김건희는 쥴리가 아니다, 동거설은 사실이 아니다, 그 두가지"라며 "선거캠프 관련 이런 저런 얘기들이야 후보 배우자라면 사적인 대화에서 흔히들 나오는 얘기이고. 그냥 털털한 여인이 이런 저런 얘기 사적으로 나눈 것 이상의 뭐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김 씨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연루된 '미투'와 관련해 내놓은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서울의 소리 기자와 통화에서 안 전 지사의 미투 사건을 거론하며 "나는 안희정이 불쌍하더만"이라며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 되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 거다"라며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돼. 나중에 화 당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미투 운동의 제보자들을 마치 '꽃뱀' 취급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됩니다. MBC 스트레이트 측은 이와 관련해
아울러 유 평론가는 "내 판단으로는 역풍 낳을 각"이라며 "윤석열 무너뜨리려다가 도와주는 꼴이 된 듯하다. MBC는 이제 이재명 욕설 방송 내보낼 순서이니 기다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MBC가 김건희 해명 방송을 하며 윤석열 편에 줄을 선 것인가"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