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김건희 통화 공개해야" vs 허은아 "이재명 욕설도 틀어라"

고민정 "편집 없이 통으로 내보내라"
허은아 "김건희, 정치적으로 순진해"

↑ (왼쪽부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허은아 페이스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관련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설전을 벌였습니다.

어제(1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두 사람은 통화 내용 공개와 관련해 "편집 없이 내보내라"는 입장과 "그러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도 다 공개하라"는 입장으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허은아 "보수 정당 유력 대선 주자 가족 노리고 계획적 접근한 듯"

↑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우선 허 의원은 해당 녹취록을 불법녹음파일 조작 의혹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허 의원은 "유튜브 매체 기자가 작년 7월부터 통화를 녹음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윤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 되던 때"라며 "애초부터 어떤 보수 정당 유력 대선 주자의 가족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 씨는 공직자 아내이자 사업가로 살아온 여성"이라며 "정치적으로 순진한 사람을 정치 공작의 먹잇감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이건 도촬이나 도청만큼이나 야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녹음한 기자 본인이 원본을 공개하는 것도 아니다. 정치인의 정제된 발언도 편집을 통해 쉽게 희화화 되거나 왜곡시킬 경우들이 많지 않느냐. 그런데 이런 사적 통화를 편집해서 공개하면 얼마든지 사람을 악마나 바보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고민정 "뭐 숨길 게 있어서 공개 안 하는지 오히려 더 궁금"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에 고 의원은 "그럼 편집 안 하고 (7시간을) 통으로 내보내면 된다"라고 응수했습니다.

고 의원은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며 "거기에 뭐가 숨길 것이 많아서 (공개를 안 하는지) 오히려 더 궁금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또 7시간 하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이 떠오른다. 그때도 우리가 했던 얘기가 '도대체 뭘 그렇게 숨기고 싶길래 그걸 안 공개하느냐'였다"면서 "두려운 게 없다면 공개하는 게 당연하다. 언론중재법할 때 언론의 알 권리에 대해서 누구보다 핏대를 높였던 곳이 국민의힘 아니냐"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재명 발언도 오픈해서 보여주면 된다" vs "이미 나와 있다"

그러자 허 의원은 "이게 민주당식 기획 공장의 뚜렷한 정황들"이라며 "6개월 동안 통화하면서 7시간을 맞췄는데 이를 세월호 때와 비교하니 어떤 마타도어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형수에 대한 욕설 발언, 그것도 편집을 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알고 있다.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려줘야 된다고 한다. 이 후보의 발언도 같이 오픈해서 보여주면 된다"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고 의원은 "이미 그때 자유한국당에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후보 욕설은) 이미 다 나와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연합뉴스

한편, 앞서 한 방송사가 유튜브 채널로부터 7시간에 걸친 김 씨 통화 녹음 파일을 받아 시사프로그램에서 방영할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자 국민의힘 측은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사전 고지도 없이 몰래 녹음해 불법 녹음 파일이 명백하다"며 "사적 대화는 헌법상 음성권과 사생활침해금지 원칙에 의해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영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오늘(14일) 가처분 인용 혹은 기각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