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 신경전 가열…"실무회의 불참" vs "거짓 발표"

국힘 "거짓으로 TV토론 제안 폄훼"
민주당 "공문에 TV토론 설명회 일정 명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다가오는 대선을 위한 후보 TV토론 실무협의 일정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가 실무 협의에 불참했다"고 비판하자, 윤 후보 측은 "날짜를 통보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 측은 "날짜에 시간까지 박힌 공문이 뻔히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서로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민주당 "국힘 측, 토론 회의에 안 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오늘(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KBS가 TV 토론을 요청하면서 각 당의 TV 토론 전담 실무자 회의를 열자는 제안을 했고 우리는 회의에 참석했다"며 "KBS가 제안한 토론 일정 중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오는 18일에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권 공보부단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실무자는 (회의에)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전해 듣기로는 윤 후보의 (TV토론)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조속히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윤 후보 측이 TV토론 참여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부각한 겁니다. 아울러 권 공보부단장은 "실무자 회의를 하겠다는 방송사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회의에 참석해서 TV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힘 "거짓 발표에 유감"

↑ 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이란 키워드로 국가 운영 방향에 대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늘 민주당이 방송 토론 일정 조율을 위한 실무자 회의에 국민의힘 실무자가 불참했다고 발표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방송사로부터 민주당과의 실무 날짜를 연락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언제라도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으며 양당 실무진이 만나서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해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며 "거짓으로 공당의 제안을 폄훼하고 거짓 발표를 한 민주당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라의 미래가 걸린 대선을 얄팍한 잔꾀로 넘기려 하지 말고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토론 제안에 숨지 말고 진솔하게 답하기 바란다"며 "이 후보는 지금 즉시 윤 후보의 토론 제안에 대한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김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토론인 만큼 모든 언론에 취재 권리와 방송 중계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특정 방송사를 택한 토론보다는 양자 간 합의에 의한 대국민 공개 토론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오늘이라도 당장 실무진 접촉을 갖고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후보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조속히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KBS가 보낸 공문이 뻔히 있다"는 민주당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의 강한 반박에 KBS에서 보낸 공문 내용은 직접 언급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이 TV토론을 위한 실무회의에 불참했다"고 앞선 권혁기 공보부단장의 발언을 되풀이하며 "KBS가 우리 당 선대위에 보낸 공문에는 후보 측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10일 오후 2시에 KBS 선거방송기획단에서' 열겠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날짜에 시간까지 박힌 공문이 뻔히 있는데, 김은혜 공보단장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특정 방송사를 통한 토론보다는 양자 간 합의에 의한 토론'을 주장한 김 단장의 말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직선거법 상 후보자 초청 토론회의 주체는 정당이 아니라 언론기관이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언론기관만 토론회를 주관할 수 있다"며 "선거에서 상식에 가까운 이 사실을 몰랐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뻔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 측은 TV토론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확정적 범죄자와 무슨 토론이냐 하더니 다음에는 대장동만 토론하겠다고 했다. 갑자기 입장을 바꿔 공약 등을 검증하려면 법정 토론 3회론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결국 토론을 위한 실무협상엔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덧붙여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토론장에 나오기 바란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