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동산 두고 청와대와 1대 15로 싸워…쌍소리까지 했다"

경제부총리 시절 뒷얘기 전해
"양도차액 100% 과세에 '미쳤냐'고 했다"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 사진 = 삼프로TV 캡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경제부총리 재직 당시 청와대 정책 라인과 고성이 오갈 정도로 싸웠다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가 직접 당시 자세한 뒷얘기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는 9일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부동산 대책을 논의할 적에 크게 싸웠다. 거의 고성이 오갔다"며 "대통령께 보고하는 중에 생긴 일이다. 수석도 있고, 실장도 있었다. 거의 뭐 1개 15, 20으로 싸웠다"고 뒷얘기를 털어놨습니다.

김 후보는 당시 경제수석은 홍장표 수석이었고, 부동산 정책은 김수현 사회수석이 했다고 실명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는 "크게 2가지에서 부딪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하나는 저는 부동산에 정치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다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투기 억제 일변도 정책만으로 안 되니 공급 확대를 이야기했다. 그 때가 2018년이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고 했습니다.

다른 1가지는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김 후보는 "누구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모 핵심 인사는 양도 차액에 대해서 100% 과세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며 "제가 깜짝 놀라서 말 그대로 '미쳤냐'고 말했다.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한 마디로 거절을 했는데,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 사진 = 삼프로TV 캡처

김 후보가 그 자리에서 제안한 대책은 양도세 중과를 2년 유예하는 대신 2년 뒤에서는 세율을 5%p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2년 유예와 세율 높이는 방안을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앞에 거는 안 받고, 뒤에 거만 받겠다고 하더라"며 "제가 계속 반대하니까, 배석한 비서관 중에서 대통령에게 항명하는 거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결정되고 나오는 길에 수석하고 비서실장이 따라 나오길래 대판 싸웠다"며 "제가 굉장히 험한 말까지 했다. 거의 뭐 쌍소리를 할 정도로"라고 당시 장면을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양도세 유예를 통해서 매물을 나오게끔 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걸 안 받겠다는 게, 그 때는 너무 화가 났다"며 "그만 두겠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후보는 "최저임금 때도 그렇고, 법인세 인상 때도 고성이 오간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두 쪽 다 문제가 많다"며 "한쪽은 뭐가 뭔지 모르는 것 같고, 다른 한쪽은 툭툭 던지는데 그 속에 경제 철학이 부재한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