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尹 때문에 기회줬다" vs 이준석 "적당히 하시라"

갈등 봉합 후 여진

국민의힘 내부에서 갈등에 대한 여진이 남아 있는 포착됐습니다. 박수영 의원이 갈등 봉합의 현장이었던 전날(6일) 의원총회 분위기를 전하며 "이준석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분은 아무도 안 계셨다"고 하자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이 당의 화합에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는지 고민해 보시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윤석열 덕분에 이준석 용서했다는 박수영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 가운데 이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분은 아무도 안 계셨다"며 "즉각 사퇴해야 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박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이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 "양아치" 등 수위 높은 비판의 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박 의원은 "이 대표의 공개 발언 직후에 '윤석열 후보께서 의총장을 찾을 것이다. 원팀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이런 메시지가 전달됐다"며 "그래서 의원들은 반대를 많이 했지만, 윤 보가 원팀을 원하면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이 그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껏 '후보 중심 선대위'를 주장해온 입장으로서, 후보의 결정에 반발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이 됐다는 겁니다. '이 대표의 연설을 듣고 설득이 됐다기보다는 윤 후보의 뜻이 '원팀'이라니 이 대표에게 기회를 주자라고 의견이 모아진 것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다"고 긍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공개 발언이 한 28분 정도 계속 됐는데 그 안에서 '반성한다, 사죄한다' 이런 말씀은 몇 번 했지만 크게 진정성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 분들이 많았다"며 "후속 질문에 따라서 '또 버리고 도망 갈거냐 안 갈거냐 이걸 확실하게 얘기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처음에 단상에 올라갈 때는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그 발언 때는 상당히 박수가 나왔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회상했습니다. 박 의원이 언급한 '그 발언'은 이 대표가 직접 "다시는 도망가지 않겠다. 또 다시 도망간다면 대표직 사퇴하겠다"고 말한 것을 가리킵니다. 아울러 "별도의 방으로 두 분(윤 후보와 이 대표)이 이동해서 약 20분 동안 단독 대화를 했다. 그리고 나와서 포옹을 하고 손을 들면서 '우리 의원들 모두 원팀으로, 이제는 흔들리지 말고 국민의 열망, 정권교체로 가자' 이런 말씀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사실 지금도 일말의 의구심을 가진 우리 당원 동지들도 많이 계신데, 그러나 후보가 그렇게 결정 하셨다"며 "이번에는 정말 한 번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적당히 하라", "정신 차리라" 화난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박수영 의원이 하신 인터뷰 내용이라는 것이 당의 화합에 도움이 일(1)이라도 되는 지 고민해 보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즉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그런 건 괜찮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듣기로 그것보다 더 평가에 가까운 희한한 말씀을 하셨던데 다들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요즘 방송 보면 선대위 핵심 관계자인 것 같지 않은데 대단히 잘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이 더러 계신다"며 "박 의원이 의원들 대표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저라고 박 의원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며 "그러니까 적당히 하시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 대표는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된 권영세 사무총장에 대해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워낙 강단 있는 분이고 합리적인 분이기 때문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바뀔 선대위의 모습에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