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청년에 방점 찍은 날…'스피커폰' 참석에 '청년 홀대' 논란

청년들 “아직 정신 못 차렸네”…격앙 반응
윤석열 “면목 없다. 다신 이런 일 없을 것”
與 “폰석열, 쇄신 하루를 못 가서 이런 사고를”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선언하고 청년 중심의 선거조직을 꾸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청년간담회에 ‘스피커폰’으로 참석해 ‘청년 홀대’ 논란이 일었습니다. 윤 후보는 “청년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했습니다. 행사를 주도했던 박성중 의원은 선대위 직책을 사퇴했습니다.

청년 외친 윤석열, 정작 간담회에 ‘스피커폰’ 참석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준 행보를 깊이 반성한다”

윤 후보는 5일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고 2030 중심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다만 공교롭게도 해당 발언 반나절 만에 ‘청년 홀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 국민소통본부 주최로 온라인 전국 청년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문제는 당초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해 300여 명의 청년이 화상으로 참석했지만, 주최 측 안내와 달리 윤 후보는 전화 스피커폰으로 등장했습니다.

윤 후보는 스피커폰으로 “제가 가야 되는데 긴급한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다. 청년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다 같이 뜁시다”라고 인사했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청년들은 마이크 및 채팅창을 통해 “아직 정신 못 차렸네”, “윤석열 사퇴하라”, “후보 교체” 등 고성과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해당 사태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윤 후보의 금일 회의 참석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권성동 전 사무총장의 현장 전화 연결을 받고 즉석에서 청년들에게 인사를 드린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아울러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참석자들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습니다.

박성중, ‘포털 여론전’ 당부 논란…청년들 “크라켄은?”

↑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 사진=연합뉴스

청년간담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소통본부장으로 행사의 총괄을 맡았던 박성중 의원은 이 간담회에서 청년들에게 포털에서의 여론전을 당부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었습니다.

그는 “현재 SNS 전쟁은 ‘손가락 혁명군’에 의해 좌우된다”며 “젊은 여러분이 하루에 세 번씩 들어가서 한 10개 정도 기사에 클릭하고 공감을 표시해준다면 전체적인 여론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채팅창에는 ‘크라켄이 그런 여론조작을 잡는 것’아니냐며 반박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날 행사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허가받지 않은 채 접속 코드를 도용하여 의도적으로 들어와 고성, 욕설로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윤석열 “2030세대 마음 세심히 읽지 못해”

윤 후보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에 나섰습니다.

윤 후보는 “저의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 공지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세대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 다짐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청년들의 비판 달게 받겠다”고 했습니다.

윤 후보는 박 의원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박성중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실무자가 잘못 보냈다,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여 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왔다는 해명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박성중 의원에게는 대통령 후보로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화 참석으로 윤 후보가 청년들에게 공분을 사자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오늘은 ‘폰석열 후보’라고 부르겠다. 오늘 윤 후보는 청년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그 간담회는 ‘석열 없는 석열팀’이 되고 말았다”며 “쇄신을 두고 하루를 못 가서 이런 사고를 치냐”고 비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