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정치권 뒷 이야기를 살펴보는 정치톡톡 시간입니다.
정치부 원중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1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이 결국 결별했습니다. "연기만 잘해달라" 이 발언 때문일까요.
【 기자 】
네, 해당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윤석열 후보가 이 말을 듣고 굉장히 격앙돼서 화를 많이 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두 사람 사이에 아쉬움이나 불만이 계속해서 누적되어온 과정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질문 1-1 】
그게 어떤 걸까요?
【 기자 】
네, 일단 이 두 사람이 소위 '케미'가 잘 맞는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윤 후보는 '형님 리더십'이라고 하는, 자기보다 아랫사람을 옆에 두면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들 합니다.
'윤핵관'이라는 측근 의원들에 의존하는 경향도 그래서 나왔던 거고요.
그런데, 김 전 위원장과는 사적으로 대화나 통화를 많이 하거나, 업무 외적으로 정서적인 유대가 있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윤 후보가 지난해 6월 SNS 계정을 만든 뒤로 모두 149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김 전 위원장의 사진은 한 장도 없다는 것도 두 사람의 거리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읽힙니다.
다만, 정치 신인인 윤 후보로서는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킹메이커'인 김 전 위원장을 모셔야 한다는 주위의 조언을 따랐던 건데,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안고 가진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1-2 】
김종인 전 위원장은 그런 의도로 한 발언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 기자 】
네, 후보와 선대위가 합치돼서 가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윤 후보를 무시한 건 아니라는 건데요.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겼으면 자신의 구상을 따라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근원적인 불만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늘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지난해 11월 5일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종인 /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11월 5일날 나한테 얘기하러 와서 한 2시간 얘기를 했어요. 그때 위원장님이 다 해 주시면 자기는 지방으로 뛰기만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선대위를 굉장히 단출하게 내가 해 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러고 한 열흘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어."
【 질문 2 】
이른바 '김종인 사단'이라 불리던 인사들도 오늘 줄줄이 사퇴했어요. 비슷한 불만이었겠죠?
【 기자 】
네, 정태근 전 선대위 정무대응실장은 MBN과의 통화에서 역시 윤 후보 측근들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후보의 일정, 메시지, 정책 등을 김 전 위원장이 우선적으로 정리하려고 했는데, 후보나 후보 핵심이라는 분들이 바꿀 생각이 없었다"는 건데요.
이런 난맥상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는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사과에 12일이나 걸린 점을 지적했습니다.
금태섭 전 전략기획실장은 SNS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잘해내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라고 말을 아끼기도 했습니다.
【 질문 3 】
윤 후보가 이제 '홀로서기'를 한 셈인데, 앞으로의 선거운동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 기자 】
윤 후보는 중도우파 성향으로 박근혜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의원이나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중심으로 선대위를 꾸려나간다는 계획입니다.
▶ 인터뷰 : 권영세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
- "지지율이 연초 여론조사 나온 거 보면 조금 낮은 상황이지만, 골짜기에 빠져 있지만,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고 우리가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후보는 오늘 SNS를 통해 법정토론 3회는 부족하다며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하지만, 오늘 권성동 의원이 참여한 청년 행사에 윤 후보가 온다고 했다가 전화로만 참석해 청년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곧바로 혼선도 빚어졌습니다.
【 질문 4 】
당분간 윤 후보의 지지율은 빠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에 관심이 쏠릴 것 같습니다.
【 기자 】
윤 후보나 안 후보 모두 당분간 단일화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지지율이 빠졌다가 다시 반등하는 시점을 노릴 것이고, 안 후보 역시 지금 10% 안팎인 지지율을 최대한 올려야 협상에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감안하면 대선 막판인 2월 중순쯤은 돼야 단일화에 나서면서 이재명 후보와 양자구도를 형성하는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선대위 지도부는 안 후보가 지지율 2위까지 올라가고 야권 단일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긴장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원중희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