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 고갈 우려도…"포퓰리즘"
안철수 "탈모 카피약 약가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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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사진 = 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는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탈모인들 사이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탈모인 표심을 공략할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이 후보는 광주 비전회의 일정을 소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체의 완전성 측면에서 탈모는 건보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재정 부담 문제에 대해서는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미래당사에서는 당 청년선거대책위원회 주최로 청년 탈모인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청년 탈모 비상대책 위원회 초청 간담회'까지 열리기도 했습니다. 탈모인들이 이 후보의 탈모약 건보 적용 검토 소식에 "청와대에 이재명 심는다"며 뜨거운 반응을 내놓자 선대위가 이에 호응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이 후보는 짧은 길이의 온라인 동영상 배포에도 나섰습니다. 본인이 직접 출연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내용입니다. 그간 SNS에 여러차례 올려왔던 '소확행' 공약이 큰 반응을 얻지 못하던 상황에서, 탈모약 건보 공약이 상당한 파급력을 나타내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탈모약 건보 적용 시 건보 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후보를 비판해 온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수백억 원 내지 수천억 원대의 건보 재정을 지출하면 건보는 재정적으로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탈모 공약'이 인기를 끌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탈모인의 고충에는 공감하면서도, 건보 재정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의 차별화된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5일 안 후보는 SNS에 "탈모 카피약 약가 인하와 탈모 신약 연구개발 지원으로, 탈모인 여러분들의 근본적인 고민 해결에 나서겠다"며 "탈모에 대해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해서는 "곧 고갈될 건보재정은 어디서 만들어 오겠나, 결국 건강보험료의 대폭 인상밖에 더 있겠나"라며 "지금 건강보험 재정문제는 심각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건강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4년에는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탈모약 카피약의 가격을 낮추는 것과 탈모에 대한 보건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입니다. 안 후보는 "카피약의 가격을 오리지널 약의 30~40%까지 떨어뜨리면, 1정당 600~800원 수준이 되고,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지 않아도 탈모인들의 부담을 대폭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렴하고 효과 좋은 탈모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을 대폭 지원하여 신약을 개발하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이 보다 싼 가격으로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
안 후보에 따르면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탈모를 경험하고, 2020년 기준 탈모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23만 명을 넘습니다. 최근 2030도 탈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선후보들의 탈모 공약이 젊은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탈모 공약이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