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 내쫓기, 대선 포기하자는 것"
황 "백의종군 자세로 다시 시작하라"
이 "사퇴? 직접 찾아와서 말하면 논의"
↑ (왼쪽부터) 황교안 전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중진들과 황교안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과 달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화합'을 강조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추락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4일)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를 두 달 앞두고 당 대표를 쫓아내겠다는 발상은 대선을 포기하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홍 의원은 "지지율 추락의 본질은 후보의 역량 미흡과 후보 처갓집 비리"라며 "그것을 돌파할 방안 없이 당 대표를 쫓아내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모두 화합해서 하나가 되는 방안과 지지율 추락의 본질적인 문제를 돌파하는 방안이나 강구하라"며 "더 이상 헛소리로 일부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틀튜브(6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는 보지 마라"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에 구멍이 나서 침몰하고 있는데 구멍 막을 생각은 않고 서로 선장 하겠다고 다투는 꼴"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날 오후 국민의힘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실에 모여 '이준석 책임론'을 외쳤습니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 당내에서 윤 후보 지지율 하락과 연계해 '이준석 책임론'이 거세지는 데 따른 것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중진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이 대표를 만나서 짚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 또는 그런 행동에 대해 저희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 줄 것을 결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만나는 사람의 10명 중 한 7~8인 정도는 이 대표가 백의종군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라고 꼬집었으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체 의원들의 요구가 과연 어디에 닿아있는지 그것을 먼저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경우 이 대표를 '젊은 꼰대'라고 지칭하며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을 보인다"라고 원색 비난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2차 컷오프와 관련해 이 대표와 설전을 벌였던 황 전 대표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라는 자리로 권력 놀음하지 말라"라며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황 전 대표는 "이 대표로 인해 당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며 "당 대표는 당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고 오히려 당과 당원들을 섬기는 자리인데, 나라의 존폐가 달린 역사적인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 당 대표의 행실이 모든 당원들과 의원, 후보에게 이르기까지 근심거리가 되는 총체적 난국 상태가 됐다"라고 질책했습니다.
그는 "초비상 사태에서 선대위 총사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냈지만 이 대표의 거취가 정리되지 않고는 또다시 엉킨 실타래로 돌아갈 것이 뻔해 보인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이 대표의 행동은 민주당과 이 후보를 공격하기보다는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에게 백의종군하는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길 조언한다"라고 일갈했습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한편, 이 대표는 이처럼 '대표 사퇴론'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직접 저를) 찾아와서 말씀주시면 논의하겠다"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